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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원전 시대 열린다, 전기 끊겨도 노심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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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원전 시대 열린다, 전기 끊겨도 노심 냉각

입력
2014.08.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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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모델 APR+ 표준설계안 인가

안전성 높이고 핵심 기술도 자립

"아직 설계 단계...평가 신중해야"

앞으로 순수 우리 기술로 설계한 새로운 한국형 원자력발전소를 짓거나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4일 열린 제28회 원자력안전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신형 원전 모델 APR+(APR1500)의 표준설계인가안이 최종 의결됐다”고 밝혔다. 표준설계인가는 원자로 시설이 기술기준에 적합하고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지 않은지를 검토하는 절차다. 승인되면 같은 설계의 원자로를 별도 심사 없이 반복적으로 건설할 수 있게 된다.

APR+는 2007년 8월부터 총 2,000여억원을 들여 개발됐다. 사실 APR+ 전에도 한국표준형 원전(OPR1000), 차세대 원전(APR1400) 등으로 불린 국산 모델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운용 또는 건설 중인 원전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OPR1000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설계됐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고, 준공이 늦어지고 있는 신고리 3, 4호기와 같은 APR1400 역시 일부 부품에 미국산을 쓴다. 이에 비해 APR+는 설계코드 같은 핵심 기술까지 자립을 실현한 토종 원자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APR+ 설계인가를 신청한 건 2011년 12월. 승인까지 3년 가까이 지났다. 승인이 까다로운 편인 미국에서도 대개 2년을 넘기는 경우가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오래 걸렸다. 원안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가장 중요한 안전성에 대해 실제 물리적으로 실행될 수 있을지를 직접 연구현장에 가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측면에서 APR+가 APR1400과 비교되는 가장 뚜렷한 차이는 중대사고나 극한상황에서 원자로 중심부의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냉각이 제대로 안 되면 방사성물질을 가득 머금은 노심이 외부로 노출될 우려가 커진다. APR+에는 우리 원전 중 처음으로 피동형 보조급수계통(PAFS)이 도입됐다. 사고나 재해 때 자동으로 대량의 물이 폭포 떨어지듯 밀려 들어오도록 하는 설비다. 전기가 완전히 차단돼도 냉각이 가능한 것이다. APR1400의 보조급수는 펌프로 물을 끌어오는 능동형 방식이라 비상전력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는 안전성을 향상시켰지만, 아직 설계단계인 만큼 실제 운전 중 사고가 났을 때 효과적으로 작동할 지 장담하긴 이르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경제성 측면에서 APR+이 APRI400보다 더 크다는 점 때문에 수출 등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정부의 추가 원전 건설 계획에는 APR+가 아직 반영돼 있지 않다. 한수원 관계자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돼야 (APR+ 건설 계획 등을) 세울 수 있다”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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