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 5번기 제5국
백 최철한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12 정말 근래에 보기 드문 치열한 싸움바둑이다. 우하귀에서 또 패싸움이 벌어졌다. 문제는 패감인데 흑은 아직도 중앙 쪽에 패감이 많이 남아 있는데 반해 백은 패감이 별로 없다. 두 선수가 1부터 15까지 몇 차례 패감 공방을 벌이다가 최철한이 16으로 좌상쪽에 패감을 썼지만 이세돌이 이를 불청하고 19로 시원하게 패를 해소했다. (6 12 … △, 9 15 … 3) 16이 확실한 패감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철한이 20으로 상변 백 두 점을 살리면서 흑 대마 사냥에 나섰지만 21부터 25까지 상변에서 한 집을 만들 수 있어서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얼핏 보기에는 26으로 단수 치면 그만인 것 같지만 참고도 1, 3의 반발이 준비돼 있다. 흑 대마를 잡으려면 A로 잇고 패싸움을 해야 하는데 지금 백에게는 패감이 전혀 없다.
그래서 최철한이 먼저 4로 밀고 나갔다. 패감을 만들려는 것이다. 흑도 패감을 없애려면 5, 7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 좌상귀에서도 마찬가지. 백이 8로 침입했을 때 이세돌이 감히 반발하지 못하고 얌전히 9로 물러선 다음 10, 12 때 11(▲), 13으로 얼른 패를 해소했다. 결국 이세돌이 양쪽 패를 다 이긴 셈이다. 한데 전체적인 형세는 과연 누가 유리한 것일까.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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