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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 밟는 순간부터 소탈·낮은 행보

입력
2014.08.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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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 한국 땅 밟는 순간부터 소탈·낮은 행보

온화한 미소로 환영인사들과 일일이 악수

소외받고 상처입은 사회적 약자부터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4일 오전 10시16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알리탈리아항공 전세기(에어버스 330)가 서활주로에 가뿐하게 내려앉았다.

교황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등의 기내 영접을 받은 뒤 트랩을 천천히 내려와 역사적인 한국 방문의 첫발을 내디뎠다. 역대 교황으로는 세번째로 한국 땅을 밟는 순간이었다.

흐린 날씨 속에 트랩 아래에서 기다리던 박근혜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교황을 맞았다.

옅은 분홍색 상의에 회색 바지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직접 공항에 영접을 나왔다.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를 하며 환담했다.

교황을 환영하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며 세계 가톨릭 교회 최고지도자인 교황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교황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초등학생 남녀 화동(花童) 2명이 꽃다발을 건네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어 교황은 박 대통령과 나란히 의장대 사열을 받은 뒤 정부 주요 인사과 주교단, 평신도 환영단의 영접을 받았다.

열한 시간이 넘는 긴 비행에도 교황은 환영 행사 내내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환영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이날 공항 환영행사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신자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중고등학생과 어르신 대표, 결혼을 앞둔 예비 신자를 비롯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새터민, 이주노동자, 범죄피해자 가족, 시복대상자 후손, 외국인 선교사, 수도자 대표 등 소외 계층과 일반 평신도 32명의 영접을 받았다.

불필요한 의전을 원치않는 교황의 뜻에 따라 이날 공항 환영행사는 간소하게 치러졌다. 박 대통령이 직접 교황을 영접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특별한 환영행사가 없었다. 모두 검소하고 소탈한 교황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1984년 역대 교황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은 요한 바오로 2세가 김포공항에서 땅에 입을 맞췄던 것처럼 화려한 제스처도 없었다.

교황은 전날인 13일 로마공항에서는 검은색 여행 가방을 직접 들고 비행기 계단을 올랐다.

전 세계인들의 시선은 이날 일제히 서울공항에 쏠렸다. 각국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국내 방송들은 이날 오전 교황의 서울공항 도착 장면을 일제히 생중계했으며 통신, 신문 등 주요 매체들도 교황 방한 소식을 톱뉴스로 전했다.

연합뉴스 등 7개 한국 언론사 기자를 비롯해 AP, AFP, 로이터, CNN 등 전 세계 유력 언론사 기자 70명도 교황이 탄 전세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 동행 취재에 나섰다.

예정보다 10여분 가량 일찍 도착한 교황은 환영단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소형차량 쏘울을 타고 숙소인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했다. 교황은 숙소에서 여장을 풀고 개인미사 시간을 가진 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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