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북부지법 형사1단독 박정길 판사는 독일 대사관저에 무단으로 침입해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자녀를 만나게 해 달라’며 5시간 동안이나 소란을 피운 이모(43)씨에게 주거침입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6월 20일 오전 7시쯤 서울 성북구 독일 대사관저 대문이 열려 있는 틈을 이용해 몰래 내부로 들어간 뒤 뒤뜰의 소나무 위로 올라갔다. 이씨는 이어 오전 11시50분쯤까지 약 5시간 동안 소나무 위에서 “아동보호시설에 있는 자녀들을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소리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인천에 거주하는 이씨는 지적장애 3급인 아내를 돌보면서 지적장애 3급인 큰 딸을 비롯한 자녀 3명을 홀로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씨가 세 자녀를 정상적으로 양육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인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인천시의 결정에 따라 3명의 자녀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실제로 지난 6월 13일 자녀들이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하자 괴로워하던 이씨는 독일 대사관저에 들어가 아이들을 돌려달라는 요구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기 위해 주한 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않고, 이미 자동차관리법위반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 저지른 범행이라 실형선고가 불가피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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