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까지 반대 운동 동참
한국전력공사가 수도권 지역에 건설 예정인 ‘신경기변전소’ 예비 후보지 선정을 놓고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8일 765㎸ 규모의 신경기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을 위한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변전소 예비후보지 5곳을 확정했다. 신경기변전소는 2019년 준공 예정인 신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될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한 변전 시설이다.
한전은 예비 후보지로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 ▦여주시 산북면 후리 ▦이천시 마장면 관리 ▦광주시 곤지암읍 삼합리를 선정했다. 한전은 9~10월 이 중 한 곳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반발이 거세지자 입지선정 절차를 잠정 중단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서울의 경우 765㎸ 규모의 변전소가 단 한 개도 없는 점을 들어 경기도만 희생을 강요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치단체장들까지 대규모 집회에 참여하는 등 반대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주민 1,000여명은 지난 12일 강하레포츠공원에서 변전소 규탄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는 김선교 군수와 박명숙 군의회 의장, 도의원, 군의원 등을 비롯해 각급 기관ㆍ단체장들도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 후 한전 본사를 찾아 주민 1만6,000여명의 반대 서명을 전달했다.
조억동 광주시장도 이날 한전 경인건설처를 방문해 신경기 변전소의 광주시 삼합리 입지 선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천시의회도 변전소 설치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시 곤지암읍 주민들은 송전탑 주변에서 형광등 발광현상까지 실험하며 변전소 설치 반대 운동을 벌였다. 주민 30여명은 지난 11일 밤 마을을 지나가고 있는 345㎸ 규모의 송전선로 아래에서 전기장치가 없어도 형광등에 불이 들어오는 실험을 했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선로 인근에서 형광등 불이 들어오는 것은 전계(전기력이 미치는 범위) 현상으로 세계보건기구는 전계가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면서 “민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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