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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공습, 국내에도 불똥...이스라엘 다큐 특별전 결국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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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공습, 국내에도 불똥...이스라엘 다큐 특별전 결국 취소

입력
2014.08.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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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대사관 후원받은 행사

영화인 보이콧 선언 등 거센 비판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기자설명회에서 신용섭(왼쪽 세 번째)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기자설명회에서 신용섭(왼쪽 세 번째)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BS가 열기로 한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컨퍼런스와 특별전이 취소됐다. EBS는 25일부터 31일까지 제11회 국제다큐영화제(EIDF)를 개최하면서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의 후원을 받아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컨퍼런스와 특별전을 열려고 했지만 각계의 반대에 부닥쳐 결국 취소하고 말았다. 발단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공습. 이로 인해 1,900여명이 목숨을 잃고 1만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해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망자의 80% 이상이 민간인이라는 점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EIDF 측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13일 취소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취소와 상관없이 이스라엘대사관의 후원을 받고 관련 이벤트를 개최하려 한 것은 시기상 현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IDF는 ‘슈퍼마켓의 여인들’ ‘루디의 마지막 유산’ ‘히틀러의 아이들’ 등 세 편으로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특별전을 열 계획이었으며 한국전파진흥협회와 공동으로 ‘세계 다큐멘터리의 최전선, 이스라엘’ 컨퍼런스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특별전'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영화 '히틀러의 아이들'의 포스터.
제11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이스라엘 다큐멘터리 특별전'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영화 '히틀러의 아이들'의 포스터.

그러나 EIDF가 이스라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서명운동 청원사이트인 아바즈에서 ‘EIDF: 이스라엘대사관과 협력 관계를 중단하고 이스라엘 특별전을 취소하십시오’라는 서명운동이 11일 시작됐다. 13일 오후까지 400명(목표 1,000명) 이상의 네티즌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은 가공할 만한 물리력 외에도 문화적 힘을 갖고 있다”며 “각종 문화행사를 유치함으로써 ‘점령자’가 아닌 ‘일반국가’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한다”고 비판했다.

영화인들도 EIDF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제 상영작 ‘아무도 모른다’의 원해수 감독과 진냥 작가,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이길보라 감독 등은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영화인 130여명은 12일 성명서를 통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식민화, 인종차별, 그리고 대량 학살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히기 위한 이스라엘 제재의 일환으로 EIDF에 대한 문화적 보이콧을 선언한다”며 EIDF에 컨퍼런스와 특별전 취소, 이스라엘대사관과의 협력 중단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문화학술 보이콧 캠페인 팔레스타인 본부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도 EIDF 측에 이스라엘 관련 다큐 상영 등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EIDF가 국내외 작품성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며 지지를 받았던 영화제이기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다. EIDF는 올해도 27개국 50개의 작품을 상영하고 다큐멘터리 영화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영화제에 대한 신뢰마저 잃을 처지에 놓였다.

영화계의 한 인사는 “EIDF는 국내에서 단편이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제작자들에게 희망이자 기회였다”면서 “조금 더 면밀히 검토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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