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역사 전쟁’이 건물 외벽 대형 광고 전광판까지 확대되고 있다.
12일 밤 중국 상하이(上海)시 황푸(黃浦)강변의 중국금융정보센터 유리 외벽엔 ‘국가적 치욕을 잊지 말자’(勿忘國恥)란 대형 글자판(사진)이 등장했다. 중국금융정보센터와 상하이시국방교육기금회가 국방 교육 공익 선전 활동의 일환으로 이 표어를 내 걸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전했다.
두 기관이 이 표어를 내건 것은 13일이 ‘제2차 상하이 사변’ 77주년이기 때문이다. 1937년 7월 7일 베이징의 루거우차오(蘆溝橋)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한 중국과 일본은 같은 해 8월13일부터 3개월여 동안 상하이 부근에서 치열한 전투(쑹후전투)를 벌인다. 장제스(蔣介石) 총통은 무려 75만여명의 병력을 동원, 총공세를 폈지만 일본군의 막강한 화력에 밀려 무려 25만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25만여명이 동원된 일본군의 사상자도 4만여명을 기록했다. 결국 전투에서 중국군이 지며 상하이가 일본 손에 넘어갔다.
최근 중국에선 반일 분위기가 확산되며 역사적 치욕을 잊지 말자는 구호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데다 올해가 청일전쟁(갑오전쟁) 120주년이 되는 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는 청일전쟁 발발 120주년을 맞아 ‘역사적 치욕과 순국선열들을 잊지 말자’는 구호를 내건 기념식이 열린 바 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7일 베이징(北京)에서 루거우차오 사건 77주년 기념식에 참석, 일본의 침략 역사 부정 등을 강력 비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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