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캐디 변호 이재명 성남시장
"치료비 배상판결 받고도 모른 척 이런 사람이 관광公 감사가 웬말"
6일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돼 대선 공신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자니윤(78ㆍ본명 윤종승)씨가 25년 전 골프장에서 여성 캐디에게 골프채를 휘둘러 2주 진단 상해를 입힌 사실이 회자되며 자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일부 언론에 알려졌으나 피해자 캐디를 무료 변호했던 이재명 현 성남시장이 최근 페이스북에 사건의 뒷얘기를 자세히 소개하고 윤씨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1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자니윤 쇼’ 진행자로 이름을 날리던 윤씨는 1989년 10월 3일 지인들과 경기 성남시 한 골프장을 찾았다. 마침 이 골프장은 캐디들이 노조 설립 문제를 놓고 사측과 분규를 겪고 있던 곳이었다. 캐디들은 사측 인사가 포함된 윤씨 일행에 대해 “비회원이 회원의 날 골프를 친다”며 문제삼고 사진을 찍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필름을 뺏으려는 윤씨와 캐디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당시 격분한 윤씨는 퍼터를 든 채 카메라를 들고 도망가던 캐디 유모(당시 27세)씨를 쫓아갔고, 경사진 길에서 유씨를 붙잡던 중 함께 넘어져 유씨에게 전치 2주의 뇌진탕 등 상해를 입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합의2부는 1992년 10월 상해를 입은 유씨가 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13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윤씨가 항소를 포기하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이 시장은 지난 9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당시 캐디들이 너무 억울하다고 해서 치료비 배상소송을 무료 변론했는데 윤씨는 배상 판결을 받고도 돈을 지급하지 않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며 “윤씨가 3년여 뒤 다시 방송 출연을 위해 귀국한다기에 출연료 압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윤씨측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배상금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당시 캐디가 5㎜만 더 가까이서 휘두른 골프채에 머리를 맞았다면 죽었을 것”이라며 “낙하산도 좀 그럴듯한 사람으로 해야지 국적회복 시켜가며 이런 사람을 감사로 임명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윤씨는 “노코멘트”라며 “지금은 공사 업무 파악에 전념할 때로 차후 이야기할 기회를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국관광공사측은 전했다.
윤씨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캠프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역임해 낙하산 논란을 불러왔다. 2년 임기인 관광공사 상임감사는 연간 기본급 8,300여만원에 매달 판공비 200여만원을 받으며, 차량과 운전기사를 지원받는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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