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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Maxim of adjacent pairs (대화의 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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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Maxim of adjacent pairs (대화의 전제)

입력
2014.08.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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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The Art of Conversation (회화의 비법)

Maxim of adjacent pairs (대화의 전제)

영어 대화에는 일정한 기준과 원칙이 있다. ‘What did you have for lunch?’라고 묻는데 ‘I am busy.’라고 대답한다면 동문서답이다. 이것은 쌍방이 뜻을 교환하는 대화가 아니다. Conversation, dialogue, turn-taking 모두 대화를 지칭하지만 대화체 언어에는 쌍방의 암묵적 협조라는 전제가 있다. ‘What’s your name?’이라는 질문에 ‘I’m hungry.’라고 응답하는 것을 대화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Hey, good to see you again.’이라는 인사에 대한 대답은 수십 가지에 이를 것이다. 언어학에서 말하는 방법과 내용의 기준(Maxim of Manner and Quality)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각 대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응답해야 하는지는 상식적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I am supposed to go to a dance party. Want to come along?’이라고 묻는다면 ‘Sure, sounds good.’부터 시작해 ‘Yes, I’d love to.’ 등 답하는 법이 무궁무진하다. 좀더 섬세한 응답으로 ‘It’s pretty cold in here.’라는 말에 ‘Oh, I can close the window for you.’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 질문도 아니고 요청도 아니지만 말하는 사람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로 성의를 표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대화법’(pragmatics)이나 ‘adjacent pairs’ 같은 어려운 말을 쓰기도 하는데 ‘대화는 그에 상응하는 말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어용론 대화법 등으로 해석되는 pragmatics는 고대 Latin이나 Greek에서부터 이미 ‘fit for action’이라는 말이었다. ‘경우에 맞게 행동을 취하는 것’이 대화의 기본 rule로 여겨졌던 셈이다.

‘Can I borrow some extra money from you?’라는 질문에 ‘I’m low on cash myself.’라고 응답하는 것은 yes-no 응답을 넘어선 성인의 대화다. 평서문식 대화도 있는데 조수석에서 누군가 ‘You have a green light.’라고 했다면 그건 ‘당신은 녹색 신호를 받았습니다’라는 말이고 ‘Now you go ahead.’의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원어민 수준의 대화를 하려면 그들 문화와 사회 통념까지 알아야 적재적소의 응답이 가능하다. 단순한 answer가 아니라 그에 적합한 반응(sequential response)을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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