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사과 수출국인 폴란드가 최근 러시아의 유럽연합(EU) 농산물 수입금지 조치로 러시아에 사과를 팔 수 없게 되자 대신 미국에 사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러시아투데이가 보도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피해에 대해 미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러시아는 지난 7일 미국과 EU, 호주, 캐나다, 노르웨이의 농산품과 식료품 수입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특별히 폴란드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다. 폴란드가 과일과 채소에 과도한 농약(살충제)과 질산염을 사용해 러시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었다.
폴란드는 영토의 60% 정도가 농지이고 농업은 폴란드의 핵심 산업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사과는 유럽 최대(세계 다섯 번째)량을 생산하고 절반 이상을 러시아에 수출한다. 국가 경제가 농업과 러시아 수출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수입 중단이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가 폴란드에 대해서는 살충제 운운하며 특별 언급한 것은 폴란드가 미국과 오랫동안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폴란드는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며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 아프가니스탄 내 항구적 자유작전, 이라크전 등을 다각적으로 지원해왔다. 2012년에는 라스크 공군기지에 미군 항공파견대 주둔을 허용했고, 2018년까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도 배치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폴란드에 군사적 지원을 늘렸다.
이 매체는 폴란드 국영통신을 인용해 미국 주재 폴란드 대사 리처드 슈네프가 “사안이 중대한 만큼 미국이 신속한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며 미 농무부 고위 당국자와 만나 폴란드 사과 수입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슈네프는 “미국이 폴란드 사과 수입을 시작할 것이다”라고 확신하며 오는 18일 미 농무부 당국자들과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균 인턴기자(서울시립대 영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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