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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에 아침밥 '건강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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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에 아침밥 '건강 지킴이'

입력
2014.08.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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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랑愛올밥' 사업 시작...대상 학교ㆍ학생 늘리기로

김수천(왼쪽 세 번째)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올해 3월 ‘사랑애올밥’ 기금 전달식에서 강서교육청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결식아동 식사 지원비를 전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김수천(왼쪽 세 번째)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올해 3월 ‘사랑애올밥’ 기금 전달식에서 강서교육청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에 결식아동 식사 지원비를 전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인 이 모(11)군은 아침을 학교에서 먹는다. 갖가지 반찬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면 수업 시간에 집중도 더 잘 되고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 수 있다.

이 군이 학교에서 아침 식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이 군이 성장도 더디고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걱정했던 교사가 아시아나항공, 서울 강서교육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조식지원사업 ‘사랑애(愛)올밥’ 대상자로 추천했다.

이 군은 처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아침을 먹는 게 창피하기도 했고, 친구들이 알까 봐 조심스러웠다. 게다가 아침밥을 챙겨먹는게 익숙하지 않아 먹는 량도 적었다.

사실 이군에게 제대로 된 아침밥을 먹어본 기억은 거의 없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탓에 부모는 이른 아침부터 출근 해야 하고 이 군 혼자 일어나 엄마가 차려놓은 아침을 마주해야 했다. 하지만 밥과 김치 빼곤 변변한 반찬이 없었다. 그만큼 식욕도 나지 않았다.

결국 이 군은 한참 잘 먹어야 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침을 자주 걸러 체력이 약해졌다. 게다가 점심이나 저녁도 신통치 않았다. 충분치 않은 식사 때문인지 이 군은 학교 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 산만한 학생으로 지적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든든한 아침을 먹기 시작한 이후 또래 친구보다 작았던 이 군의 체격은 다른 친구들 만큼 커졌다. 이 군의 담임 교사는 “아침밥이 아이들의 성장, 발달과 생활 태도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준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있다”며 “이런 기회를 마련해 준 아시아나항공과 관계 기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사랑애올밥 제공사업’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부터 서울 강서교육지원청과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손잡고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다. 올밥은 벼 이삭이 올차게 여물어 마음과 정신을 바르고 곧게 해주는 아침밥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순우리말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임직원 급여의 1,000원 미만 끝전을 모아 강서구 저소득층 어린이 급식비로 3억3,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해부터 무상급식을 시작하면서 급식비 대신 어린이 조식 지원 사업에 나서게 된 것. 조식 지원 대상 학교는 매일 아침 오전 8시~8시40분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밥을 먹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각 학교마다 부모님이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하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마련한 ‘교내돌봄교실’에서 아침을 먹는다. 복지교사와 돌봄교사들이 곁에서 학생들을 챙겨준다.

아침은 학교 상황에 따라 학교에서 직접 조리하거나, 자활센터나 외부업체로부터 음식을 배달해 먹고 있는데 동네 자활센터에서 배달을 받는 학교가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 강서구 내 8개교 조식 결식 초등학생 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대상 학생과 학교는 늘려나갈 계획이다.

많은 학생들이 이 군처럼 제대로 된 아침을 챙겨 먹고 나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아침에 등교를 힘들어했던 학생에게 부모와 담임교사가 설득해 학교에 일찍 나가 아침을 챙겨 먹게 했더니 이제는 먼저 일어나 학교를 즐겁게 다니고 있다”며 “배가 아픈지 고픈지 잘 몰랐던 한 학생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했지만 조식을 먹으면서 배 아프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사랑애올밥 제공사업’ 후원금을 포함해 2억5,000만원을 저소득층 어린이 식사비로 지원했다. 김수천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은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며 꿈과 희망을 키울수 있도록 국내외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나는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아시아나항공의 또다른 사회공헌활동은 ‘아름다운 교실’ 이다. 23개 도시 31개 노선을 운항하는 한중 최다운항 항공사로서 도움이 필요한 중국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이다. 중국은 1989년부터 빈곤지역 아이들이 계속 교육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희망공정(希望工程) 사업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도 2012년부터 여기 동참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 옌지 투먼시를 시작으로 2년에 걸쳐 창춘, 웨이하이, 다롄, 옌타이, 난징, 시안, 톈진, 칭다오, 창사, 하얼빈, 청두, 선전, 구이린까지 14개 도시 학교에 컴퓨터, 피아노, 도서 등을 지원했다. 올해 추가로 베이징, 광저우, 충칭, 선양, 황산, 항저우, 상하이 등 7개시 학교에 지원을 한다. 업체 관계자는 “올해를 끝으로 중국 내 지점이 있는 대부분 도시의 한 개 학교와 자매 결연을 맺고 본사 차원의 프로젝트를 마리 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현지 지점을 통해 학교와 꾸준히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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