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손배액 줄고 협상에 유리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왔던 애플의 ‘단어 자동완성’기술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애플에게 물어줘야 할 손해배상액 축소를 기대할 수 있게 됐고 현재 양사가 미국에서 막판 진행 중인 특허 협상 테이블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점쳐진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특허청은 최근 애플이 보유한 낱말 자동완성 특허 일부를 기각했다. 이 특허는 스마트폰에서 글을 쓸 때 사용자 의도를 감지해서 적합한 단어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자판을 많이 두드리지 않고도 원하는 낱말을 오타 없이 쉽고 편하게 입력할 수 있다.
미 특허청의 이번 애플 특허 무효 판결 배경엔 애플 측의 특허 신청 이전에 이미 선행 기술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삼성전자가 미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법 새너제이 지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번 판결은 그 동안 우리가 주장해 온 해당 특허의 무효성을 변호해 주는 증거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미 특허청이 이번에 기각한 청구 항목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2차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침해했던 것으로 잠정 판단된 항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양 사의 미국 2차 소송 경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애플이 이 특허와 관련 삼성전자에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약 1,800만 달러로 줄어들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편 양사는 지난 6일 미국을 제외한 세계 9여개국에서 30여건으로 진행됐던 모든 특허 소송을 철회키로 합의한 바 있다. 양 사 모두 소송 철회 이유와 논의 시점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이미 합의 쪽에 무게를 두고 세부 협상 조건 조율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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