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단기간 관람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명량’의 흥행 여파로 이순신 장군의 전적지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인 울돌목이 있는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의 경우 세월호 참사 여파로 격감했던 관광객이 영화 개봉 이후 밀려들면서 침체됐던 지역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10일 해남군과 진도군 등에 따르면 명량대첩 역사 현장인 우수영유적지와 진도타워의 입장객이 크게 늘었다. 해남 우수영유적지의 경우 영화 개봉(지난달 30일) 전에는 관광객이 주말 100여 명, 평일에는 수십 명에 그쳤지만 현재 평일에는 400~600여명, 주말에는 1,000명을 육박하고 있다.
진도군 관광과 한 관계자는“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이 뚝 끊겨 하루 몇 명만 찾던 진도타워와 벽파진에 요즘은 평균 500~600명이 몰리고 있다”며 “다시 찾아온 관광객을 맞기 위해 관광해설사 추가 배치 등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 감소로 출항하지 않던 울돌목 거북배도 지난 5일 운항을 재개해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와 4시 등 세 차례 성황리에 운행되고 있다. 진도대교 인근의 한 횟집 사장은 “관광객들이 영화의 한 장면인 소용돌이 치는 울돌목의 거센 물살을 보며 감탄사를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목포시도 명량대첩 당시 이순신 장군이 주둔했던 고하도와 관련 이야기가 얽힌 노적봉을 홍보하는 등 ‘명량’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
‘명량’의 흥행 돌풍으로 경남 통영, 거제 등의 이순신 장군 유적지도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통영시 중앙동 병선마당에 전시된 거북선 3척과 판옥선 1척 등을 찾은 관광객이 영화 개봉 이전의 4배 수준인 2,000명을 넘어섰다. 삼도수군의 지휘시설로 쓰였던 통영시 문화동의 통제영은 물론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 등에도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거제시 하청면의 칠천량해전공원을 찾는 관람객도 평소엔 하루 50명에 불과했지만 영화 개봉 이후 2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13일 막을 올리는 한산대첩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통영시는 올해는 ‘명량’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전남도청 관광과 관계자는 “일본의 침략을 막아 조선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이 이번엔 세월호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지역 경제에 큰 희망을 주고 계신다”며 “‘명량’이 만든 부활의 기회를 잘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통영=이동렬기자 dylee@hk.co.kr
해남=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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