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협박해 수억 뜯은 블랙컨슈머 징역 3년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송각엽 판사는 제품에 하자가 없는데도 고장이 났다며 억대의 금품을 가로채고 직원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상습공갈 및 폭행) 등으로 기소된 ‘블랙컨슈머’ 이모(5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씨는 컴퓨터, TV, 냉장고 등 각종 전자제품에 대해 고장이 안 났는데도 서비스센터 직원을 협박해 2009년 1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06차례에 걸쳐 2억원 가량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본사에 민원이 반복되면 해당 직원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됐는데…”라는 표현이 반말이라고 트집을 잡아 150만원을 받아내는 등 서비스센터 직원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돈을 뜯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씨는 80㎝ 길이의 쇠몽둥이와 염산이 담긴 병을 들고 통신사 서비스센터에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하거나 상담직원의 뺨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씨는 고장 나지 않은 제품을 고장 났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겼다”며 “서비스센터 직원을 상대로 협박과 폭력까지 행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