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주요 발병국인 서아프리카 3개국에 이어 나이지리아, 가나, 세네갈 등으로 감염자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인구 1억7,000만으로 아프리카 최대인 나이지리아에서 8일 에볼라 감염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주요 발병국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다.
나이지리아 보건장관은 이날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며 현재까지 확인된 나이지리아 에볼라 환자들은 모두 지난달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에볼라로 사망한 라이베리아 재무부 관리 패트릭 소여(40)와 1차 접촉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을 포함해 모두 139명이 에볼라와 관련해 특별 감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에볼라 확산 방지를 위한 19억 나이라(121억원)의 긴급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
역시 주요 발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은 서아프리카 가나 보건당국은 9일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 4명이 발생해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병국 기니와 국경을 맞댄 세네갈에서는 이웃 나라 말리를 여행한 뒤 귀국한 남성 1명이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여 격리조치됐다. 역시 기니와 국경을 마주한 잠비아도 감염 확산을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잠비아 교통부는 자국 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에 시에라리온, 기니, 라이베리아 공항 탑승객이 탈 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니도 이날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와 국경을 잠정 폐쇄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도 최근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한 남성이 고열 등 에볼라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토론토 인근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리카 동부 케냐에서 보고된 에볼라 의심환자들은 검사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타났다. 홍콩, 스페인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서아프리카 주요 발병국과 인근 국가를 제외한 지역에서 발병이 의심된 환자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WHO는 지난 3월 이후 현재까지 서아프리카 4개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1,779건이 확인됐으며 이중 96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기니의 사망자가 367명(발병 495명)으로 가장 많으며 시에라리온 298명(717명), 라이베리아 294명(554명) 등이다. WHO는 11일 의료 윤리위원회를 열어 실험단계 에볼라 치료제 사용에 대해 논의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