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냐 부쿠수족의 14살 아이는 이제 막 성인이 되려고 한다. 성인은 영예로운 지위다. 비로소 전사가 되고, 사냥꾼이 되고, 부족회의의 일원으로서 다양한 결정과 의식에 참여하게 된다. 피보호자에서 보호자로, 피봉사자에서 봉사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부쿠수족의 유구한 전통에 따르면 성인이 되려면 할례를 해야 한다. 몸을 찢어 귀두를 세상에 내놓는 일. 고통에 의연해야만 자신과 가문의 명예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아이의 표정이 무거운 건 긴장과 두려움 때문일 테다.
하지만 고통과 희생이 그걸로 끝이 아니고 명예는 한 순간에 주어져 영속되는 것이 아님을, 부족은 알고 있고 저 아이도 알아갈 것이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케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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