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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10조원대 빚 탕감운동 전개 "약탈적 대출·추심 피해자 더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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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10조원대 빚 탕감운동 전개 "약탈적 대출·추심 피해자 더 없도록"

입력
2014.08.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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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12년 개봉한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는 약탈적 대출과 채권추심이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이끄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국내 부실채권 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이른 상황에서 이는 단순히 영화 속 허구가 아니다. 누구나 ‘아차’하는 순간 덫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국회의원으로 특이하게 ‘롤링 주빌리(빚 탕감)’운동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56ㆍ서울 동대문을) 의원은 8일 “약탈적 추심체계 때문에 또 다른 ‘화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_‘롤링 주빌리’라는 표현이 낯설다.

“2008년 월가의 탐욕으로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무시한 ‘묻지마 대출’이 늘어나면서 미국에서 악성 채무자가 늘어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2년 11월 미국의 유명 시민단체인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빚 탕감 운동(롤링 주빌리)이다. 당시 시민들에게 7억여 원을 모아 부실채권 155억여 원을 매입, 모두 파기했다.”

_국내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가계부채와 채권추심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약탈적 대출을 막는 공정대출법을 발의했고 19대 국회 등원 이후 첫 공개 의정활동으로 영화 화차를 국회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가 운동을 제안했고 민 의원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1~2만원씩 펀딩한 자금으로 4억6,000여 만원(117명)의 부채를 소각할 수 있었다. 민 의원은 “부실 채권은 보통 몇 단계를 거쳐 가격이 떨어지면 원금의 1~3% 정도로 거래되기 때문에 매입ㆍ소각도 쉽다”면서 “시민들이 내는 1만원으로 1,000만원의 빚을 없애는 ‘빚의 마술’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_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문제가 있을텐데.

“당연한 지적이다. 그러나 ‘약탈적 대출’을 일삼는 금융회사와 사람을 공포로 모는 ‘약탈적 추심’이 더 문제다. 부당한 체계를 고발하는 등 이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 음지에 놓인 사람들로 하여금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를 만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민병두 의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78학번으로 입학, 학생운동을 하다 81년과 98년 학림사건과 제헌의회사건으로 두 차례 징역살이를 했다. 90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에서 당시 김근태 의원, 이부영 상임중앙위원과 함께 활동하다 글재주를 인정받아 시사월간지 기자로 언론계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창간된 문화일보에 입사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고 19대 총선에서는 동대문을 후보로 출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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