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더리 지음ㆍ조규희 옮김
자연과생태ㆍ448쪽ㆍ2만2,000원
‘신들의 양식’(18세기 분류학자 칼 폰 린네)이라 불렸다. 옛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지불 수단이기도 했다. 약재로 사용되기도 했고 귀족들만을 위한 사치품이기도 했다. 이 정도로는 어떤 물질인지 가늠하기 힘들 듯하다. 지구인이 애호하는 식품 중 하나인 초콜릿의 원료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카카오는 20세기 초콜릿의 인기와 함께 대중에게 익숙한 이름이 됐다.
하지만 오랜 역사 동안 인류 문화의 한 켠을 차지했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미처 알려지지 않은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카카오’는 당신이 모르거나 알고 싶어하는 카카오의 모든 것을 담아내려 한다.
카카오의 원래 주거지는 중앙아메리카의 열대우림이었다. 스페인이 이곳을 정복하면서 카카오의 운명도 바뀌었다. 유럽과 북아메리카, 아시아로 퍼져나갔다. 카카오로 돈을 벌기 위한 스페인의 탐욕은 노예노동을 불렀다. 식민 지배 아래 중앙아메리카 농민들은 막대한 카카오를 공물로 바쳐야 했고, 목숨과 카카오 재배를 맞바꿔야 했다. 이들을 대신한 노동력은 아프리카 흑인이었다. 카카오 재배를 위해 노예무역이 활성화됐다. 유럽 귀족들의 호사스런 기호를 위한 희생이었다.
시대가 바뀌었으나 재배환경과 노동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책은 노동 착취에 시달리는 카카오 재배농의 현실을 고발하면서 공정무역을 통한 재배환경의 개선 노력 등도 살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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