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최다판매 기록 경신에 또 경신, ‘브레이크’ 없는 수입차의 거침없는 질주
수입차들이 지난달 신규등록 기록을 다시 경신하는 등 국내시장에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수입차 100만대 시대’도 코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수입차 1만8,112대가 신규등록, 6월에 세운 월간 기록 1만7,803대를 갈아치웠다고 6일 밝혔다. 지난달 신규등록 대수는 6월보다 1.7%, 지난해 7월(1만4,953대)과 비교하면 21.1%나 증가했다.
이로써 1987년 국내 자동차 시장을 개방한 이후 지난달까지 트럭 등 상용차를 제외한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95만7,041대가 됐다. 현 추세라면 9월 말이나 늦어도 10월 초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게 된다. 시장 개방 이후 27년 간 국내에서 수입차 100만대가 팔렸다는 의미다.
수입 첫해인 1987년 달랑 10대 판매에 그쳤던 수입차는 1990년대부터 판매량이 상승해 1996년 ‘연간 1만대’ 벽을 처음으로 깼다. 외환위기 사태가 벌어진 1998년(2,075대)과 1999년(2,401대)에는 판매량이 곤두박질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며 부활했다. 2004년 2만3,345대로 연간 2만대를 돌파했고, 불과 7년 뒤인 2011년 10만 대도 가뿐히 넘어섰다. 이후부터 매년 20% 안팎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수입차 성장세는 독일을 필두로 한 유럽산 디젤차량이 주도하고 있다. 디젤 세단을 주력 모델로 앞세운 독일의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아우디는 지난달에도 수입차 브랜드별 신규등록 순위에서 나란히 1~4위를 휩쓸었다.
경차부터 대형차, 스포츠카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450여 종이나 되는 다양한 차량 라인업도 수입차 상승세에 한몫을 했다. 여기에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지난달부터 관세도 인하돼 수입차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독일산 수입차들의 강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KAIDA 관계자는 “다양한 차종과 우수한 품질, 2,000만원 대부터 시작하는 가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수입차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수입차는 국내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5%를 돌파했다. 올해 누적 점유율은 아직 이에 미치지 못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차만 따지면 수입차 점유율이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은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수입차 점유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우리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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