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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총기 난사 미군 소장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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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총기 난사 미군 소장 숨져

입력
2014.08.0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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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병사가 인근 건물서 쏴, 탈레반 테러보다 내부 갈등 가능성

베트남전 후 최고위급 임무중 희생

해롤드 그린 소장. 연합뉴스
해롤드 그린 소장. 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군사훈련소 '캠프 카르가'. 연합뉴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군사훈련소 '캠프 카르가'.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병사가 5일 수도 카불 외곽의 군사훈련소에서 미국 장교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미군 육군 소장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숨진 해롤드 그린(55) 소장은 아프간 전쟁은 물론 베트남전 이후 해외 군사임무 수행 중 희생된 최고위급 미군이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아프간 철수 업무를 관장하는 연합안보이전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재직해왔다. 부상자 15명 중 절반이 미군이며 독일군 준장과 아프간 장성 2명도 부상했다.

문제의 병사는 아프간 보안군 소속으로, 훈련소 인근 건물 창에서 총기를 난사했으며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 사건 직후 아프간 동부 파크티아주에서도 현지 경찰이 미군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희생자는 없었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범의 소행으로 규정했으나 탈레반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고 있다. 탈레반과 관련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사건이 아프간 군인과 외국군 교관 간에 말다툼이 벌어진 직후 발생했다는 증언이 나와 테러보다는 내부 갈등에 의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비록 그린 소장이 조준 사살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고위급 장성조차 위험을 피할 수 없는 아프간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도 전쟁의 위험을 상기시킨 뒤 “아프간은 여전히 전쟁 지역”이라고 말했다.

미국 여론은 아프간 전쟁 13년 만에 미군 철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언론들은 미군이 떠나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공격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때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철수를 강행한 이후 사실상 내전에 빠져든 이라크 상황이 아프간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말로 예정된 미군 철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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