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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세월호 지우기'… 민생 내세우며 野 압박

입력
2014.08.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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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21일까지는 해야" 이완구, 시간제약 들며 으름장

특검 추천권·증인 문제 등 핵심 쟁점엔 기존 입장만 되풀이

당 내에서도 출구 전략 확산 속 피해자 보상 국한 처리 움직임도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7ㆍ30 재보선 압승 분위기를 타고 세월호 흔적 지우기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선거 전 김무성 대표가 앞장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던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고, 시간적 제약과 민생을 명분으로 한 강경론이 확산되면서 사실상 출구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진상규명과 별도로 시간적 제약 강조

이완구 원내대표는 5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관련 여야 협상과 관련 “금주에 숨통을 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곧장‘시간적 제약’을 강조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가 4일부터 8일까지 예정돼 있었는데 증인 선정 문제 때문에 무산됐다”면서 “25일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청문회는) 21일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세월호 참사 피해학생 등에 대한 대학 특례입학 문제도 (공포 및 시행을 위해서) 물리적으로 18일까지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선거 이후 패닉 상태에 빠진 야당과의 협상이 더 어려워졌다는 점을 의식한 이 원내대표가 세월호 정국 탈출을 위한 복선을 깐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정국을 장기화시키고 있는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의 걸림돌인 야당의 특검 추천권 요구에 대해 “형사 사법체계에 어떤 변화를 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증인 출석 문제와 관련해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제1부속실 비서관에 대해 각각 “이미 여러 차례 국회에 나와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하겠다는 것으로 국가안보상 곤혹스러운 일이다”고 밝히면서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내에서도 민생우선 강경론 확산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민생을 고리로 더 이상 야당에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현재 의원은 “세월호에 갇혀 우리 민생현장이 굉장히 심하게 얘기하면 죽어가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물론 야당도 세월호에 갇혀 있는데 매듭을 지어야 한다. 민생과 서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기윤 의원도 “과감하게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처벌하고, 그에 따른 사후 대책을 발표하고 유족들과 사망자에 대한 보상방법을 제시하는 등 집권 당으로써 리드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 날짜를 정해서 야당에 통보해버리자는 주문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출구전략’차원이라는 오해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희생자 및 피해자 지원 및 보상 부분 문제로 국한해 처리하자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날 당 세월호피해자지원특위 첫 회의에서 위원장인 김을동 최고위원은“(특위가) 특별법 (협상에) 소홀하기 위한 작전이 아니겠느냐는 말도 있지만 결코 그런 것이 아니라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진정성 있게 접근해달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밝혀 오히려 의구심만 증폭시켰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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