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安 전 대표에 직격탄, 상향식 공천엔 공감대 이뤄
7ㆍ30 재보선 참패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진로에 대한 백가쟁명 식 진단과 해법이 쏟아졌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례대표제포럼 주최 ‘야당,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토론회에서는 제1 야당의 존립 자체에 대한 위기감을 반영하듯 다양한 진단과 처방이 내려졌다.
기조연설에선 김한길ㆍ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중도노선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그러나 일부 토론자들은 중도노선의 유효성을 강조하면서 치열한 노선 경쟁을 예고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당당하고 유능한 진보정당’을 주문했다. 정 고문은 “정당의 목표는 정권 획득인데, 이를 위해 국민이 당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결국 ‘우리가 무엇을 하려는 세력인가’하는 정체성과 노선이 핵심이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대선 이후 야당이 너무 왼쪽으로 갔다는 비과학적 논리가 횡행하면서 정체성을 잃었다”면서 중노노선을 비판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당 역사를 돌아보면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우클릭’이란 유령이 배회한다”면서 “야당성과 선명성을 회복하고 싸운다면 기꺼이 자기 등을 내줄 시민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선 “종가(민주당)에 양자(안철수 전 대표)를 잘못 들여 사당이 무너진 꼴”이라고 비유하면서 안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중도파인 최원식 의원은 “다양한 계층을 포괄하면서 정권을 획득하려면 중도통합 노선이 필요하다”면서 “투쟁 방법은 국민 정서 속에서 판단해야 하고 강경투쟁이 오래되면 국민의 피로감이 누적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춘 전 의원은 “혁신적 자유주의, 진보적 자유주의 등으로 온건한 진보를 포괄하면서 복지국가, 경제민주화 등 구체적 의제를 치열하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했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야당 혁신의 3대 비전으로 ▦정체성이 분명한 가치중심의 정당 ▦현장중심의 대중정당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분권형 책임정당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당내 친노ㆍ비노ㆍ486 그룹 등 계파적 한계를 뛰어넘는 가치와 노선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 재편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486그룹에 대해선 “과거와 미래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는커녕 계파 보스들을 뒤치다꺼리 하는 하청정치에 몰두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고질적 병폐인 계파갈등과 공천잡음에 대한 해법으로 전당원투표제, 오픈프라이머리 등의 상향식 공천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는 “새정치 실천의 핵심은 공천권과 지역독과점권이라는 기득권 타파”라면서 “공천권을 내려놓기 위해 전당원투표제가 필요하고 지역독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선 비례대표 의석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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