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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지털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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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 디지털을 품다

입력
2014.08.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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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위에 스마트폰 얹으면 음성ㆍ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연결

미디어창비 '더 책' 서비스 시작

9월 영화로 개봉될 김애란 작가의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 위에 스마트폰을 얹자 책 내용을 읽어주는 성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종이책 한 권으로 소리, 영상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도서 ‘더 책’이다.

도서출판 창비의 계열사 미디어창비는 5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이책과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한 ‘더 책’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더 책’은 교통카드나 하이패스에 활용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스마트폰에 ‘더 책’ 앱을 설치한 뒤 NFC 태그가 부착된 책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오디오북 서비스를 비롯해 동영상, 모바일 러닝, 전자책, 독서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기존의 오디오북과 다른 점은 CD나 CD플레이어 등 별도의 재생장치가 필요 없다는 것. 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스마트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더 책’ 서비스에는 문학과지성사, 길벗어린이, 김영사, 사계절 등 국내 25개 출판사가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창비 측은 “현재까지 NFC 태그를 부착한 책 364권을 제작했으며 올해 말까지 1,000권으로 늘릴 것”이라며 “음성 녹음 비용이 적게 드는 그림책으로 시작해 차차 성인 책으로까지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FC 태그가 부착된 ‘더 책’ 도서는 당분간 일반 책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창비는 ‘더 책’ 상용화를 계기로 ‘두근두근 내 인생’ ‘엄마를 부탁해’ ‘완득이’를 오디오북 무료 제공 한정판으로 출간했다. 책을 구매한 독자들은 내년 1월 31일까지 6개월 간 해당 도서의 오디오북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오디오북 파일은 다운로드 받을 수 없다. 창비 측은 “음성 녹음 등의 제작 비용이 들어가지만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 마케팅 차원에서 일단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며 “향후 종이책 값에 디지털 콘텐츠 가격을 포함시키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따로 구매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더 책’ 서비스는 침체된 종이책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강일우 창비 대표는 “종이책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이 나오는 요즘 ‘더 책’은 종이책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을 품고 갈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라고 자평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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