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前 총리 최근 비밀 방중… 11월 APEC 전후 회담 빅딜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재임 중 한차례도 갖지 못한 한일,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40%대까지 떨어진 지지율 회복을 위해 사용하려던 북한 방문카드가 미국의 제지에 부딪혀 여의치 않자, 이들 국가와의 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지난 달 27일을 전후해 중국을 비밀 방문했다. 중일 양국 정부가 후쿠다 방중에 대해 침묵하는 배경에는 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빅딜이 오갔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후쿠다 전 총리가 중국 공산당 지도자와 회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고, 일부 언론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 가운데 몇 명을 만났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계 매체 일본신문망도 후쿠다 방중설을 전하며 “자민당 내 거물급 친중파로 통하는 후쿠다 전 총리가 아베 총리의 특사 역할을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후쿠당 방중을 통해 아베 총리가 노리는 시나리오는 올 11월 베이징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다.아베 총리는 지난 달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도 이런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간부가 최근 베이징을 잇따라 방문, “아베 총리는 더 이상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중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중단을 요구해왔다.
아베 총리가 최근 친한파 정치인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東京) 도지사를 정치적 특사로 내세워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을 가진 것도 한일 정상회담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스조에 도지사는 아베 정권 인사는 아니지만 아베 총리와 친분을 갖고 있어 정상회담 타진을 위한 특사로서 적임자였다는 후문이다.
한 전문가는 “아베 총리가 세계 각국을 돌며 지구촌 외교를 벌였지만, 이웃 국가와의 관계 개선이 없는 한 지지율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연내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하면 내년 봄 지방선거 승리를 점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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