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청계천을 걷다가 대화를 했다
“저기 오리다.”
그러자 친구가 말했다.
“다 알바생이야. 원주민은 없어. 물고기도…”
하하하
난 지구에 무슨 알바를 하러 왔을까
-임태경 산문집 ‘날아라 오징어’ 중 ‘아르바이트’ -
청계천 오리가 되고 싶다. 낮에는 무더위를 식히러 나온 서울시민을 구경하다가 밤이 깊어져 보는 눈이 줄어들었다 싶으면 주섬주섬 짐을 챙기는 거다. 물 먹어 무거워진 궁둥이 깃털을 툭툭 털며 동료 오리와 “최저 시급 언제 오른대?” 따위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집으로 가 컵라면 하나 먹고 자고 싶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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