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정부 긴급 경고… 사망자 눈덩이, 729명으로
에볼라출혈열이 확산되고 있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정부가 “통제 불능”을 선언했다. 미국은 기니, 시에라리온 등 감염 3개국에 사실상 여행금지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729명으로 1976년 콩고에서 에볼라가 처음 확인된 이후 최대 규모다.
라이베리아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이 매우, 매우 심각하다”며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톨베르트 니옌스와 라이베리아 보건부 차관보도 “정부 통제 수준을 넘어선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에볼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전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접한 시에라리온 정부는 이미 국가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월 기니에서 의심환자가 나타난 뒤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확산된 에볼라로 이날까지 72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중 320명 이상이 라이베리아 사례다. WHO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122건의 의심 신고가 새로 접수돼 에볼라 확진ㆍ추정 환자는 모두 1,32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WHO는 1일 기니에서 에볼라 발생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 1억달러 규모의 공동 비상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보건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국민에게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개국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 과거 사스 유행 때 내린 조치와 같은 최고 수위의 여행경보다. CDC는 이달 중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추가로 서아프리카 3개국에 파견해 현지에서 활동 중인 WHO 관계자들과 협력해 지원 활동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보고된 에볼라 의심환자는 음성으로 판명됐다고 유럽연합(EU) 관계자가 전했다. 서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 중 에볼라에 감염된 미국인은 이송돼 CDC 본부가 있는 미 애틀랜타 에모리대병원 격리병실에서 치료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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