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모델 끊임없는 변혁"
IBM 벤치마킹하는 기업들, 미래 내다보는 안목부터 길러야
저성장의 시대가 지속되면서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경영혁신을 발표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혁신’을 펼치겠다고 나서는 점이다.
올해 초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서비스 회사,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의 혁신을 강조하며, 벤치마킹 모델로 IBM을 꼽았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최근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고객 친화형으로 조직을 정비한 것이 취임 이후 가장 큰 보람이라고 소개하며 IBM처럼 고객 친화형 제품 개발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IBM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해답은 IBM의 끊임없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1993년 회장으로 취임한 루이스 거스너는 모든 기술 관련 문제를 한 곳에서 처리해주는 서비스가 고객가치를 창출한다며, IBM을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변혁을 도모했다. 거스너에 이어 샘 팔미사노 회장은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해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사업 고도화를 추진,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구조 탈피와 고부가 사업 영역으로의 포트폴리오 변화를 가속화했다.
이를 위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컨설팅 부문을 인수하면서 PC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올해 초 버지니아 로메티 회장은 데이터, 클라우드, 참여ㆍ연계 시스템에 따른 IBM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인지컴퓨팅 왓슨을 상용화시해 미래 컴퓨팅의 지형을 바꾸기 위한 시도를 추진 중에 있다.
IBM의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선 먼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향후 기업의 성장동력과 시장기회가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조직을 갖추고,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IT 전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갖고 있는 IBM의 사업 구조는 고객들의 모든 기술 관련 문제를 원 스톱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부분을 단점으로 보다는 장점으로 판단했다. 조직을 미래성장동력 위주로 재편하고 빠르고 신속한 고객 서비스를 위해 대규모 자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인수합병(M&A)과 사업 매각, 비즈니스 모델 혁신, 비즈니스 생태계 확대 등의 다양한 전략을 통해 신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투자와 전 조직 차원의 헌신이다. IBM은 매년 60억 달러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회사와 세상을 위한 혁신’이라는 기업 가치를 기반으로 경영진에서부터 직원까지 혁신의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비즈니스와 사회가 움직이는 방식을 변혁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의 정착이 요구된다. 기업이 혁신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방적인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IBM의 2대 CEO였던 토머스 왓슨 주니어는 “모든 기업은 기업 내에는 ‘야생 오리(Wild Ducks)’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수의 직원을 존중하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그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1980~90년대 기업가 정신의 성공 스토리를 꼽으라면 ‘한 우물을 파라’였다. 사업 다각화보다는 핵심역량 강화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IBM은 달랐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미리 예측하고, 큰 변화의 물결이 일기 전에 인력을 재배치해 변화에 대처했다.
물론 기업 경영자들이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속도의 시대, 융합의 시대인 지금은 나의 핵심역량을 다른 사람과 합칠 줄 알고, 바꿀 줄도 알며,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혁신과 융합으로 미래를 선도할 새로운 기업가 정신 ‘시즌2’가 필요한 이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