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륨 성분 많아 근육에 무리
물 적당히 마시고 햇볕 쬐야
무더위는 콩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 위협적이다. 게다가 수박ㆍ바나나ㆍ오렌지 등 칼륨이 많은 식품을 많이 섭취하다간 자칫 큰 일이 날 수 있다. 콩팥병 환자가 건강하게 무더위를 나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수칙을 서울K내과 김성권(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원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하루에 5∼6잔 물 마셔야
한국인은 식사 때를 제외하고 하루 평균 5.6잔(종이컵 기준)의 물을 마신다. 여기에는 청량 음료나 커피 등에 든 물도 포함된다. 종이컵 용량은 200㎖지만 실제론 190㎖쯤 담아 마신다고 보면 하루 1,000㎖ 가량 마신다. 따라서 식사 때 수분섭취량까지 합쳐도 하루 수분섭취량은 2리터를 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은 이보다 많은 물을 마셔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의 13.8%인 600만여명에 이르는 콩팥병 환자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다만 이들 중 투석(透析)치료를 받는 5만여명을 비롯한 중증 콩팥병 환자 15만명은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안 된다. 콩팥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져 있어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면 콩팥에 무리가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증 콩팥병 환자들의 수분 섭취 권고지침은 ‘소변보는 양만큼만 마셔라’다. 단 소변색이 진한 갈색일 때는 소변이 농축돼 있다는 뜻이므로 물을 충분히 마셔 희석해야 한다. 반면 옅은 갈색이나 노란색을 띨 때는 수분을 적절히 섭취하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물을 더 마실 필요가 없다.
콩팥병 환자도 한국인 하루 평균 수분 섭취량(5.6잔) 수준을 지키면 좋다. 물론 야외에서 축구를 하거나 등산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다면 물을 더 마셔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땀 좀 흘렸다고 물을 더 보충할 필요는 없다.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콩팥병 환자, 수박ㆍ바나나 삼가야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박이나 바나나, 오렌지, 수박, 키위, 딸기 등을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수박 등에 함유한 풍부한 칼륨은 콩팥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는 독이기 때문이다. 인체 내 칼륨이 너무 축적되면 근육운동에 문제가 생겨 쓰러지거나, 심하면 심장근육이 마비돼 심장이 멎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콩팥 기능이 30% 이하로 떨어진 중증 콩팥병 환자들은 칼륨 처리를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김 원장은 “칼륨 함유 과일과 채소가 흔한 여름철에는 자칫하면 과식하기 쉽다”며 “콩팥병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인의 30% 이상이 비타민D가 부족하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쬐어 몸 안에서 자연히 합성되도록 하는 게 좋다. 하루 15∼20분 야외활동을 하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D는 충분히 만들어진다.
콩팥은 비타민D 전구체를 체내에서 활성화하는 일을 맡은 장기다. 따라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콩팥병 환자들은 비타민D 전구체를 제대로 활성화하지 못해 부족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 그 결과 병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콩팥병 환자가 더운 여름이라도 체력 저하를 막고 비타민D 생성을 돕기 위해 일정 시간 햇볕을 쬘 수 있는 야외활동을 꼭 해야 하는 이유다. 단 야외활동을 할 때는 자외선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는 피하는 게 좋지만, 적어도 15∼20분 정도는 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실내 헬스클럽에서 하는 운동은 체력 증진에는 도움이 되지만, 햇볕을 쬘 수 없어 비타민D 합성엔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콩팥병 환자가 주의해야 할 칼륨 성분이 많은 식품과 적은 식품
ㆍ 칼륨 성분이 많은 식품
바나나, 오렌지, 수박, 키위, 딸기, 토마토, 시금치, 버섯, 감자, 고구마, 호박, 아스파라거스
ㆍ 칼륨 성분이 적은 식품
사과, 배, 복숭아, 오이, 당근, 양상추, 무,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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