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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절반밖에 못하는 ‘먹튀’ 추신수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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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절반밖에 못하는 ‘먹튀’ 추신수 뭇매

입력
2014.07.3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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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타율 2할4푼2리로 부진 7월 한달간 보면 2할8리 그쳐

4월 왼발목 부상이 결정적 원인

ESPN '몸값 못하는 선수' 5위

추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간간히 안타를 터뜨리고 있지만 ‘출루 기계’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2루 방면 땅볼이 많은 추신수의 타구를 막기 위한 수비 시프트까지 등장했다. 사진은 추신수가 지난달 19일 토론토 전에서 8회 상대 왼손 사이드암 애런 루프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무릎을 꿇으며 아쉬워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추신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간간히 안타를 터뜨리고 있지만 ‘출루 기계’의 위용은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2루 방면 땅볼이 많은 추신수의 타구를 막기 위한 수비 시프트까지 등장했다. 사진은 추신수가 지난달 19일 토론토 전에서 8회 상대 왼손 사이드암 애런 루프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무릎을 꿇으며 아쉬워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추신수(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현지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31일‘메이저리그 최악의 계약’ 10개 사례를 꼽으며 추신수를 5번째로 선정했다. ESPN은 통계 전문가 댄 짐보르스키가 고안한 선수 성적 예측 시스템(ZiPS)을 이용, 현재 성적을 토대로 실제 계약 액수와 선수의 가치를 비교했다. 7년간 1억3,000만 달러(당시 환율 1,379억원)를 받는 ‘잭팟’을 터트린 추신수는 계약액 보다 6,600만 달러(678억) 적은, 즉 절반 이상의 값어치를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다.

부상이 몰고 온 악순환의 연속

추신수는 31일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을 끝으로 7월을 마감했다. 1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하면서 4타석 동안 1안타를 때리는 데 만족했다. 6월 월간 타율이 1할7푼9리였던 추신수는 7월에도 2할8리(96타수 20안타)에 그쳐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전반기를 2할4푼2리로 마친 그의 현재 타율은 2할4푼이다.

부상 중에도 출전을 강행한 것이 독이 됐다. 추신수는 4월22일 오클랜드전에서 땅볼을 치고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왼 발목을 다쳤다. 대수롭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일주일 만에 복귀했지만 이후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다.

ESPN도 이 부분은 인정했다. 이 매체는 “발목 부상이 성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서른 살을 넘긴 선수에게 부상 위험이 커진다는 것을 고려했어야 한다”면서 “남은 기간 팀 성적에 기여할 여지는 있지만, 그래도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너무 많은 액수를 안겼다”고 평했다. ESPN이 꼽은 실패한 투자 1위는 추신수의 동료이자 목 수술로 시즌을 접은 프린스 필더(7년 간 1억3,600만 달러)다.

늘어난 헛스윙, 늘어난 삼진

발목이 좋지 않으니 제대로 스윙이 될리가 없다. 지난해 154경기에서 133개이던 삼진이 올해는 133경기에서 102개, 경기 당 1개 꼴로 부쩍 늘었다. 물론 ‘불공평하게’ 스트라이크 존을 운영하는 심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바깥쪽으로 한참 빠진 변화구에도 심판의 손은 곧잘 올라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헛스윙이 늘면서 삼진이 많아졌다. 장점인 출루율도 뚝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기록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작년과 비교한 올 시즌 추신수의 스윙 대비 헛스윙 비율은 크게 늘었다. 직구(23.30%→23.33%) 싱커(13.65%→18.71%) 체인지업(28.97%→43.28%) 슬라이더(33.74%→23.91%) 커브(24.24%→25.64%) 컷패스트볼(21.51%→21.74%) 스플리터(33.33%→38.46%) 가운데 슬라이더를 제외하면 허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는 경우가 모두 높아졌다. 특히 체인지업은 15%의 상승률이다. 이래선 오른손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기 힘들다.

시프트까지 등장해

상대 시프트(타자에 따라 수비위치 이동)는 추신수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양키스는 29~31일 3연전에서 추신수가 나오면 유격수 지터를 3루로 보내고 3루수 체이스 헤들리를 2루 뒤쪽, 2루수를 깊숙한 1,2루 사이에 배치하는 전술을 펼쳤다. 전형적으로 잡아당기는 홈런 타자들에게 자주 쓰는 수비 시프트다. 국내 무대에선 최형우 채태인(삼성) 김현수(두산) 등 간판 왼손 타자들이 이 같은 상대 전술과 맞서 싸운다.

추신수는 잡아 당기는 타자가 아니다. 바깥쪽 공을 밀어 쳐 20홈런을 때려 왔고 앞으로도 그럴 선수다. 그러나 최근 들어 2루수와 1루수 사이로 향하는 땅볼 타구가 많아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증거다. 이 때문에 기습적으로 수비 위치를 옮긴 양키스 내야수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수비 시프트를 걸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추신수가 밸런스를 회복해 밀어치는 방법 밖에 없다. 히팅 포인트를 좀 더 뒤에 놓고 한 가지 구종만 노려 쳐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추신수도 “너무 이른 지점에서 타격을 해 2루 땅볼이 많이 나온다. 공을 생각대로 밀어치지 못해 자꾸 화가 난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그간 접해보지 못한 (나쁜) 것을 다 경험하고 있다. 늘 그렇듯 새롭게 시작하는 8월에는 좀 더 잘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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