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고를 보면 ‘같은 광고인 듯, 같은 광고 아닌 것 같은’ 광고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광고업계에선 이런 광고를 하나의 제품을 대상으로 여러 편의 광고를 동시에 제작해 내보내는 ‘멀티스폿광고’라고 합니다. 최근 광고 물량이 많은 통신을 비롯해 식품, 금융 등의 광고에 멀티스폿방식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목표로 하는 소비자 계층이 넓거나, 광고 물량이 많아 같은 광고가 반복되면 식상함을 줄 우려가 있을 때 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세분화해 전달할 뿐 아니라 고유 브랜드 이미지는 유지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박히게 하면서도 지루함은 덜어주는 것이죠. 최근에는 동일한 광고음악을 사용하고, 같은 모델을 유지하면서 함께 등장하는 모델을 다르게 하는 방식도 눈에 띕니다.
멀티스폿광고에 가장 주력하는 곳은 SK텔레콤입니다. 올 6월부터 2개월간 방영하는‘잘생겼다’시리즈 광고가 무려 14편에 달하는데요. 메인 모델 김연아를 앞세우면서도 로밍(윤여정), T전화(김성령). 속도(윤제문), 서비스지역(박성웅) 등 서비스에 따라 다른 모델을 쓴 광고를 동시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한 광고대행사가 맡던 시리즈 광고를 이번에는 SK플래닛 M&C, 이노션, 크리에이티브에어 3사가 동시에 제작했다고 합니다.
KT는 ‘굿 초이스’를 주제로 우리가족 무선할인편, 굿초이스 견공편, 품질개런티 지도편 등 총 3편을 동시에 방영하고 있습니다. 굿 초이스라는 캠페인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보여줘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합니다.
LG유플러스는 ‘LTE8’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아이돌 가수 지드래곤을 주력 모델로 하고 추억의 명화를 보는 엄마편, 당신이 찾는 영화편 등을 비롯 축구선수 박지성과 함께한 U+ HDTV편, 허구연 해설위원과 함께한 무한대요금제 편을 동시에 제작했습니다.
하나은행은 배우 김수현을 모델로 은퇴, 긴급자금, 목돈마련 등 3편의 광고를, 배달앱서비스 요기요도 박신혜를 모델로 2편의 광고를, 동아제약 박카스는 ‘대한민국에서 ○○○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학부형, 남자친구, 불효자 편을 방영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서비스와 소비자 계층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기억에 남으면서도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한 광고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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