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 후 복귀한 군인들에게 전쟁 후유증 치료를 위해 말(馬)을 이용한 심리치료를 적용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심리학자 짐 마랜드는 28년간 군에 복무한 스티브 크리츨리와 공동으로 ‘캔 프랙시스(Can Praxis)’를 개발, 2013년 초부터 1년 반 동안 운영 중이다.
캔 프랙시스는 배우자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아프가니스탄 파병 군인들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해 개발됐다.
프로그램은 환자와 배우자, 말(馬)을 한 조로 묶어 진행된다. 말을 타지는 않는다. 적어도 시작단계에서는 그렇다. 배우자의 눈을 가리고 말 한 쪽에서 고삐를 잡도록 한다. 환자가 반대편에서 고삐를 잡고 나무통 장애물이 있는 곳을 함께 걷는다. 눈을 가린 배우자가 장애물을 피할 수 있도록 계속 조언해야 하는 한편, 말이 잘 따라오도록 이끌어야 한다.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면 달아나려고 하고, 말을 이끄는 사람이 너무 수동적이면 사람을 무시하고 떠나버린다. 이를 통제하면서 장애물을 통과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소통을 활성화하는 한편 신뢰감을 쌓는 과정이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의사소통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해 종국에는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달 18일 온타리오주의 첫 번째 프로그램에 참여한 파병 복귀 군인 토드는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혼자 있으려고 한다. 아내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군복무를 했다.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기 전까지 캔 프랙시스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토드는 아내에게 발 디딜 곳을 안내하는 첫 번째 단계를 체험한 후 “같이 일하기 위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며 효과를 인정했다. 아내 로리는 “난 당신에 대한 신뢰를 잃은 적이 없어요”라며 남편에 대한 신뢰감을 표현했다.
PTSD는 간단한 치료로 완전히 사라지는 질병이 아니라서 평생 관리해야만 한다. ‘캔 프랙시스’는 ‘말’이라는 예민한 동물을 활용하여 참가자들에게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국내에는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설립을 지원한 승마힐링센터가 시흥과 대구에 위치하고 있어, 아동 청소년 정서치유를 위해 승마를 통한 심리치료를 시행 중이다. 과잉행동장애, 학교폭력, 게임중독 등에 효과가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그 활용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안민구기자 am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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