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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노회찬 '보수vs진보' 대리전… 피말리는 접전

입력
2014.07.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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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초반 독주양상… 노, 단일후보 나서며 추격전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왼쪽)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각각 거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28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왼쪽)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각각 거리를 돌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7ㆍ30 재보선의 유일한 서울 지역구인 동작을은 예상대로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힐 정도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인 나경원 후보와 사실상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진검 승부를 펼치면서 ‘보수 대 진보’ 간 진영 대리전으로 전개된 탓이었다. 투표율도 46.8%를 기록, 전국 15곳의 선거구 중 전남 순천ㆍ곡성(51.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을 정도로 여야 지지층이 총집결하는 모양새였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파동에다 정의당ㆍ통합진보당ㆍ노동당 등 진보정당 후보들의 난립으로 새누리당 나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 동안 각종 여론지표 상으로도 나 후보가 독주하는 양상이었으나 선거 막판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후보 간 단일화, 통진당과 노동당 간 후보 단일화로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여기에다 유병언 전 세모회장 사체 발견에 따른 부실수사 비판이 부각되면서 노 후보의 가파른 추격세가 이어졌고 새누리당 지도부도 ‘나홀로 선거’로 임했던 나 후보에 대한 총력 지원에 나섰고, 새정치연합도 중도 사퇴한 기동민 후보는 물론 문재인 의원과 박영선 원내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이 노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이른바 ‘동작대첩’이 재보선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나 후보 측과 노 후보 측은 이날 온종일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예상 외의 높은 투표율에 따른 표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로 야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에도, 양측은 조직 대결로 치러지는 재보선의 특성을 감안해 양측 모두 지지층 집결에 주력했다. 다만 나 후보 측은 “더 이상 투표율에 따라 여야 간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투표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반면 노 후보 캠프는 퇴근길 직장인들을 겨냥해 오후 5시30분쯤부터 ‘오늘은 투표일. 꼭 투표하세요. 저녁 8시까지 투표 가능’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사당ㆍ남성ㆍ이수ㆍ상도역 등 선거구 내 주요 지하철역으로 총출동했다. 노 후보가 2040세대에서 상대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2040세대 직장인들의 표심을 마지막까지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었다. 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던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 때에도 오후 6시 이후 퇴근길 투표율이 8%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야당 후보들의 단일화를 ‘야합’으로 규정하면서 “선거구도가 간소화되면서 미디어와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높은 투표율에 대한 당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관계자는 “우리 당의 세가 강한 사당2동과 흑석동에서 투표율이 높은 반면 우리 측 세가 약한 사당1ㆍ4동의 투표율이 낮아서 나 후보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의당은 천호선 대표는 투표율(46.8%)와 관련해 “휴가철에 기록한 투표율로는 낮은 수치가 아니다”면서 “노 후보의 당선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당선을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정미 대변인은 “투표용지가 인쇄된 이후 단일화가 이뤄져서 2번을 찍은 사표(死票)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측 캠프에선 6ㆍ4 지방선거 때와 달리 방송사 출구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오로지 개표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특히 통합진보당과의 분당 사태 이후로 존재감이 희미해진 정의당은 노 후보의 당선 여부에 당의 명운을 건 터라, 천 대표를 비롯해 심상정 원내대표 박원석 서기호 의원 등 당 지도부가 일찌감치 캠프 사무실에 나와 TV로 개표방송을 지켜봤고, 노 후보도 저녁 9시쯤 모습을 드러내고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반면 나 후보는 당락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캠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저녁 9시40분께 첫 공개된 개표 결과 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치면서 조심스럽게 승리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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