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Play (재미있는 말)
Listening to Color?(색깔 얘기)
Green food라고 하면 싱싱한 채소를 암시하고 건강을 상징한다. 다양한 색깔의 식품을 고루 먹으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진위와 상관없이 먹는 음식에 color를 대입하면서 소비자는 color food를 주저 없이 사먹고 공급자는 돈을 더 많이 번다. 최근에는 음식 외에 green energy가 등장했다. ‘Let’s go green’은 환경보호의 뜻으로 통한다. 탐욕(greed)을 상징한다는 green이 갑자기 별의별 좋은 의미로 확대 적용되는 것을 보면 모두가 color symbolism이고 color rhetoric의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색깔이 인간의 보편 사고를 대변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문화 따라 사람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가령 red를 놓고 중국인은 부자, 힘, 열정을 상상하나 일본인은 red가 happiness의 색이라고 본다. 여타 문화에서 yellow가 행복의 색으로 여겨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색채학에서는 평화를 선호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는 민족이 대개 beige나 ivory를 선호한다고 하지만 한국인에게 적용되지는 않는 듯하다. 부처(Buddha)를 무슨 색으로 표현하느냐를 놓고도 티베트처럼 ‘푸른 하늘의 무한함’의 색 blue로 표현하는 곳도 있다. 승려 복장이 orange 색인 것을 두고 훗날 온갖 의미를 부여하지만 알고 보면 당시 이 색의 염색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소박함과 물욕의 탈피’라는 의미를 덧붙인다.
이슬람 문화에도 green이 자주 등장한다. Quran에도 나오고 의류나 쿠션 그리고 천당의 카페 색도 green이 많다. 힌두교에서 사프란(saffron)은 인간의 더러움을 태우는 불의 색이자 거룩한 색이다. 노란색은 지식과 배움의 색이고 green은 생명과 행복을, blue는 대양과 하늘의 영원을 각각 상징한다. 기독교에서는 red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상징하며 희생을 의미한다. 흰색은 예수의 몸을 뜻하고 black은 죄의 색, gray는 재 가루와 회개의 색이다. purple은 포도주의 성찬식(liturgical) color로 강림(Advent)과 참회(Lent)의 계절을 뜻한다.
기분이 다운돼 있을 때 “I feel blue”, 화가 났을 때 “He saw red”라고 말하는 것도 나름 이치가 있어 보이지만 매우 작위적이고 자의적이다. 정치학에서는 Blue가 보수이고 Red가 권력과 진취성을 말한다는데 한국의 최근 정당 깃발에서는 그 반대로 표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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