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산하 마이클 플린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중동평화가 수십 년 안에는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의 발언은 중동평화 협상이 버락 오바마 2기 정부의 핵심 정책인 것과 대비된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플린 국장은 지난 26일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열린 안보포럼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플린 국장은 이스라엘을 향한 경고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매우 주의 깊게 실행돼야 하며 무장정파 하마스를 일소하기보다는 벌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한적 공격을 주문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몰아내면 현재 시리아, 이라크에서 발흥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이 빈 자리를 채워 가자지구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태계가 파괴되면 더 위협적인 상황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플린 국장은 “하마스가 완전히 파괴돼 사라진다면 훨씬 더 좋은 않은 것들이 나타나고 중동지역의 갈등도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중동이 평화로 갈 것인가’라고 자문한 뒤 “내 평생에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플린 국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미국이 13년간 전쟁을 치렀지만 과거보다 더 안전해지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나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 이전보다)더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을 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했다.
플린 국장은 그 이유로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새로 나타나고, 알 카에다 조직이 건재한 사실을 들었다. 그는 특히 미국이 핵심 요원들을 추적하고 있는 알 카에다에 대해 “그 조직의 핵심인 이념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며 오바마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국방정보국은 해외 군사정보를 취급하는 국방부 기관으로 전세계에 요원을 파견하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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