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30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 집권 2기를 중간 평가하는 선거는 상원의원 100명 중 36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뽑는다. 민주, 공화 양당은 지역별로 출마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를 거의 마무리, 본격 선거국면을 맞고 있다.
최대 관심은 워싱턴의 정치 지형을 바꿀 상원에 가 있다. 하원은 233석으로 다수당인 공화당의 승리 구도가 바뀌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지금 의석수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민주, 공화 양측에서 무성하다. 전체 선거는 벌써 공화당이 절반의 승리를 거둔 분위기다.
상원은 현재 민주 55석(무소속 2명 포함), 공화 45석의 구도인데, 공화당이 이를 깨트리려면 민주당이 장악한 지역구 6곳에서 승리해야 한다. 싸움은 36개 상원 선거구 중 경합지로 분류된 민주당 지역구 7, 8개 주에 집중되고 있다. 공화당은 이 가운데 사우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몬태나의 3곳에서 승기를 잡았고 나머지 아칸소 루이지애나 노스캐롤라이나 알래스카 콜로라도 중 3곳을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아이오아까지 경합지로 바뀌었고, 공화당이 5곳에서 승산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당적 정치분석지인 쿡폴리티컬은 D-100을 앞두고 낸 상원 전망 보고서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에 상당히 근접했다며 그 가능성을 50%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조사업체 유거브를 인용해 이보다 높은 60%를 예상했고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최소 민주당 지역구 10곳에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걸로 내다봤다.
공화당 최대 호재는 오바마 대통령의 낮은 인기다. 갤럽의 지난 14~20일 조사에서 오바마의 국정지지도는 43%를 기록해 반대 51%에 한참 못 미쳤다. 거의 유권자의 3분의 2가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선거에 관심이 높고, 투표 참여도도 높은 것도 민주당에게 불리하다. 민주당 지지층인 미혼여성, 소수인종, 젊은층은 전통적으로 중건선거 때 투표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이라크 사태 등 외교 난제와 어린이 국경 유입, 보훈병원 스캔들도 민주당에 악재다. 공화당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 선출, 여론에서 유리된 보수유권자운동 티파티와 거리 두기, 말실수 줄이기 등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다만 여론분석가 네이트 콘은 “최근 폭스뉴스, CNN, 퓨리서치 3곳의 여론조사를 보면 2010년 공화당의 하원 장악 때와 같은 반 민주당 바람이 일지 않고 있다”며 “바람이 없다면 접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의회전문지 롤콜도 아직은 공화당의 다수당 확보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3가지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 현역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 없고 민주당 선거자금이 풍부해 선거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으며 공화당 공약이 미덥지 않다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가 4년 전 하원에 이어 이번에 상원마저 공화당에 넘겨주면 남은 임기 2년 동안 의회 힘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외교밖에 없게 된다. 타협을 거부해온 오바마 정부가 결국 공화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선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정부는 집권 2기 중간선거 이후 공통적으로 대외정책에 변화를 보였다. 대북정책도 대화국면으로 선회했다.
중간선거 이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대선출마 여부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지금 분위기라면 선거 뒤에 차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고 오바마 정부의 레임덕(집권말기 현상)은 깊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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