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분리 독립 운동 무장 세력들이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 분쟁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중국이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또 다른 이유를 엿볼 수 있어 주목된다.
우쓰커(吳思科) 중국 중동문제 특사는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시리아와 이라크 등 중동의 몇몇 분쟁 지역이 테러리스트들의 훈련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들이 29일 전했다. 그는 최근 중동 방문의 성과 등을 설명하던 중 “중동에는 중국에서 온 무장요원들이 100명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들 중 대부분은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 출신”이라고 말했다. 우 특사는 또 “극단주의 사상에 세뇌된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TIM은 위구르 독립운동 세력의 한 분파로, 중국은 최근 위구르인들의 잇따른 테러 사건 배후로 ETIM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망명 위구르인 단체인 ‘세계위구르회의’의 딜사트 레시트 대변인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위구르인 가운데 중국에서 도망쳐 온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국의 주장은 위구르인들을 고립시키려는 정치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취임 이후 중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 특사는 지난해 4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해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 데 이어 최근에도 지난주까지 중동 지역 8개국을 순방했다. 시 주석도 지난해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 실현과 이스라엘과의 평화적 공존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미국이 아시아에 치중할 경우 중동에 대한 힘의 공백이 생길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또 경제 성장을 위한 안정적 에너지 확보가 국가적 과제여서 중동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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