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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뚜렷한 한국영화 대작 4편 '전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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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뚜렷한 한국영화 대작 4편 '전력분석'

입력
2014.07.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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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배급사 4사의 전쟁이 시작했다. 23일 개봉한 ‘군도: 민란의 시대’(쇼박스)에 이어 ‘명량’(CJ엔터테인먼트), ‘해적: 바다로 간 산적’(롯데엔터테인먼트), ‘해무’(뉴)가 한 주씩 간격을 두고 차례로 개봉한다. 연중 최다 관객이 모이는 8월 극장가의 제왕이 되기 위해 각 배급사가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다.

네 영화가 각기 손익분기점을 채우려면 2,000만명의 관객이 필요하다. 지난해 7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6주간 3,500만명이 영화관을 찾았는데 상위 네 편의 영화에만 2,277만명이 몰렸다. 28일 ‘해무’가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는 것으로 네 영화 모두 전력을 공개했다. 네 편 모두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극장가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군도’, 강동원의 강동원을 위한 영화

조윤 배역에만 공들인 점 아쉬워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군도’는 출발이 좋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거기에 미남 배우 강동원까지 가세한 이 영화는 23일부터 28일까지 엿새간 338만명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인 500만명을 넘기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락세가 뚜렷하고 관객 반응도 엇갈리고 있어 전망은 다소 불투명하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하정우의 카리스마와 강동원의 미모다. 초반 흥행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영화 속 두 배우 사이의 불균형은 엇갈린 평가를 낳고 있다. ‘강동원의, 강동원을 위한 영화’라는 반응이 대표적인데, 강동원의 배역에 들인 공이 장기 흥행에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군도’는 흥미로운 역사 소재와 다양한 캐릭터 등 매력이 많은 영화다. 그러나 강동원과 그가 연기한 조윤에 집중함으로써 영화가 품고 있는 다양한 장점을 잘 그러모으지 못한 점이 아쉽다.

‘명량’, 실감 나는 전쟁 액션

이야기보다 전쟁 액션에 집중

이순신 役 최민식 호연 돋보여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영화로 옮긴 ‘명량’은 30일 개봉한다. 전투 장면을 1시간 넘게 배치할 정도로 이순신에 관한 이야기보다 전쟁 액션에 집중한 영화다. 영화는 이순신이 안팎으로 싸워야 했던 심리ㆍ정치적 투쟁보다 12척의 배로 왜선 330척을 물리치는 기적적인 승리에 방점을 찍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순신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없게 됐다. 액션 장면에 드라마가 희생된 나머지 일본군으로 등장한 류승룡과 조진웅도 별다른 역할을 못 하고 퇴장한다.

빈약한 드라마와 산만한 연출이라는 단점에도 화통한 스펙터클과 최민식의 호연에 대한 평가는 매우 높다. 믿고 따를 만한 지도자가 부재하는 정치 현실에서 이순신의 리더십 자체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데, 여기에 국가를 위기에서 구해낸 통쾌한 영웅담이라는 매력까지 겸비했다. 뿌리 깊은 반일감정도 영화의 흥행에 한몫 할 듯하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끌기에 충분한 조건들이다. 개봉 전 예매 수치도 ‘군도’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흥행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해적’, 액션보다는 코미디

할리우드 '캐리비안의 해적'을

차태현 주연 '바람과...'로 풀어내

‘해적’(8월 6일 개봉)은 스펙터클이나 액션보다 좌충우돌 코미디에 집중해 가족 관객을 노린다. 할리우드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식의 가벼운 코미디로 풀어낸 이 영화는 국새를 삼킨 고래를 좇는 과정보다 서로 대치하는 집단들 사이의 시소 게임에 치중한다. 다량의 유머와 어드벤처 액션을 담고 있어 오락적인 면에서 칭찬할 구석이 많지만 황당한 설정과 비현실적인 전개, B급 코미디 정서 등 대작 영화라고 하기에 민망한 요소들이 적잖다.

‘군도’에서 민중의 봉기가 잘 드러나지 않고 ‘명량’에서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에도 아이러니컬한 지점이 하나 있다. 주인공인 산적 김남길과 해적 손예진보다 ‘산으로 갔다가 바다로 돌아온 해적’ 유해진의 활약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영화가 주는 웃음의 절반 이상을 유해진이 책임진다. 액션 어드벤처도 로맨틱 코미디도 아닌 어정쩡한 결말이 찜찜하게 느껴지는 건 주인공 캐릭터들의 활약이 미진한 탓이다.

‘해무’, 서스펜스와 스릴은 으뜸

제작비 빼곤 블록버스터 요소 없어

'황해' 닮은 잔인한 인간 본성 섬뜩

네 편 중 마지막에 개봉하는 ‘해무’는 100억원대 제작비라는 사실만 빼면 여름 블록버스터라고 부르기 힘든 영화다. 여름용 오락 영화의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폐선 위기에 처한 선주와 선원들이 재중동포의 밀항을 시도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사고에 휘말리며 하나 둘씩 미쳐간다는 내용을 그린다.

인간의 잔인한 본성을 섬뜩하게 드러내는 ‘해무’는 어둡고 무거운데다 잔인하기까지 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어둡고 잔인한 느낌만으로 치면 ‘황해’와 닮았다. 서스펜스와 스릴의 긴장감이라는 면에서는 네 영화 중 으뜸이지만 시각에 따라 납득하기 힘든 설정이 많아 흥행을 점치기 쉽지 않다. 김윤석ㆍ박유천ㆍ한예리ㆍ이희준ㆍ문성근 등 주ㆍ조연 배우들의 호연이 캐릭터들의 급작스러운 변화가 주는 불편함을 완화한다. 올 여름 대작 영화 중 위치 선정이 가장 애매한 ‘해무’는 광복절 연휴를 겨냥해 8월 13일 개봉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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