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0년차 정의윤(28ㆍLG)에겐 아직도 미완의 대기, 만년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2004년 부산고 3학년이던 정의윤을 직접 보고 스카우트한 이순철 당시 LG 감독(현 SBS SPORTS 해설위원)은 “대단한 고교 선수가 있다고 해서 경기를 보러 부산고로 갔는데 운동장 왼쪽 담 너머에 있는 3층짜리 교실을 넘겨 버리더라”며 정의윤의 엄청난 파워를 떠올렸다. 그래서 LG를 거쳐 간 감독들에겐 정의윤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로 각인돼 있다.
그리고 마침내 정의윤은 올 시즌 최고의 한 방을 날렸다. 정의윤은 28일 잠실 롯데전에서 2-3으로 따라 붙은 7회말 2사 1ㆍ2루에서 극적인 역전 결승 3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LG의 5-3 승리. 이로써 LG는 4위 롯데와 대결에서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거두고 롯데와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반면 전날 5연패를 끊은 롯데는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의 호투에 눌려 6회까지 0-2로 끌려가던 LG는 7회 1사 후 손주인과 오지환의 연속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대타 정성훈이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박용택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따라 붙고 2사 1ㆍ2루 기회를 이어갔다. 타석에 선 정의윤은 바뀐 롯데 투수 김성배의 초구 124㎞ 짜리 포크볼을 작심한 듯 걷어 올려 짜릿한 좌월 3점 아치를 그렸다.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한 정의윤은 “초구부터 변화구를 노렸다. 타이밍을 맞춰 가볍게 치려 했는데 포크볼이 잘 걸렸다”면서 “팀이 중요한 시기다. 선발로든, 대타로든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된 LG 마무리 봉중근은 9회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틀어 막고 시즌 19세이브를 수확했다. LG 두 번째 투수 신동훈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2012년 데뷔 후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