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일전쟁(중일갑오전쟁) 발발 120주년(7월25일)과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일(8월1일)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중국 육해공군의 대규모 실전 훈련으로 민간 항공기의 결항과 지연이 잇따르고 있다.
2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27일(오후6시 기준) 비행 일정이 취소된 항공편은 베이징(北京)의 서우두(首都)공항에서 55편, 상하이(上海)의 훙차오(虹橋)공항에서 90편, 상하이의 푸둥(浦東)공항에서 40편에 달했다. 연착되거나 연발된 항공편도 서우두 공항에서 126편, 훙차오공항에서 249편, 푸둥공항에서 270편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중국 민항국은 항공교통관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 20일부터 8월15일까지 중국 중부 및 연해 지방 12개 공항의 항공기가 일부 지연 또는 결항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2개 공항은 훙차오 푸동 난징(南京) 항저우(杭州) 허페이(合肥) 지난(濟南) 우시(無錫) 닝보(寧波) 칭다오(靑島) 롄윈강(連云港) 정저우(鄭州) 우한(武漢) 공항이다. 중국 국방부도 동남 연해 지방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함에 따라 민간 항공기 운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연해 지방을 오가는 항공편의 대규모 결항과 지연은 군사 훈련과 관련된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지시로 지난 15일부터 3개월 간 이례적인 10차례의 실전 훈련을 연속으로 진행중인 상황이다. 해군과 공군도 지난 26일부터 8월2일까지 발해(渤海·보하이)와 황해(서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북서부 해역인 베이부(北部)만 등 중국의 4대 해역에서 동시에 실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저장(浙江)성 앞바다에서 실시되는 훈련으로 인한 항공기 결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군 당국은 화살을 피하는 데 급급하다. 중국 국방부는 27일 “군사 훈련은 항공기 운항 지체의 주요 원인이 아니다”며 “최근 발생한 태풍 등의 기상영향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또 “군·민 항공관제당국은 이미 임시항로를 개설하고 우회조치 등을 취해 민간항공 운항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휴가철을 맞아 항공편 결항이 지연이 잇따르자 승객들 불만은 치솟고 있다. 광둥(廣東)위성TV는 전날 선전공항에서 승객들이 연발 사태에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일부 승객과 공항 근무자 간에 충돌까지 벌어져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선전공항에선 항공기대규모 연발 사태에도 자세한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행기를 못 탄 승객들이 고속철로 몰리면서 기차역도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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