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주력 분야인 TV와 액정화면(LCD) 사업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TV 부문의 핵심 제품인 평판 TV가 연말 판매 사상 최고치 달성이 전망되는 반면 대형 LCD 분야에선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대만 업체에 2위 자리를 주면서 고전 중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브라운관(CRT) 제품을 제외한 평판TV에서 사상 처음으로 5,000만대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평판 TV 시장에서 전년동기(1,039만대) 대비 13.8% 증가한 1,183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1분기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도 29.6%로 역대 최고치와 더불어 33분기 연속 점유율 1위도 이어갔다.
2분기 역시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울트라 초고화질(UHD) TV 판매 호조에 힘입어 1,250만대 이상은 팔려 나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성수기인 하반기엔 2,5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보여, 연간 판매량에서도 5,000만대 기록 돌파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드컵을 전후해 UHD TV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아직 집계되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TV나 모니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대형 LCD 분야에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형 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25.2%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는 18.7%에 머물러 대만 이노룩스(20.2%)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1990년대 LCD 사업에 뛰어든 이래, 3위까지 처진 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하락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채용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에 치중하면서 상대적으로 LCD 부문은 소홀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2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니터와 노트북용 LCD 패널 출하량은 전년동기(1,409만3,000대) 대비 15.3% 감소한 1,194만2,000대에 그쳤다. 이와 관련, 올 초 중국 쑤저우(蘇州) LCD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TV용 패널을 중심으로 축소된 시장 입지를 다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 패널 출하 물량이 줄어든 것은 부가가치가 높은 수익성 위주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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