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제204호)인 팔색조의 번식생태가 제주에서 확인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지난 2003년부터 10년간 제주 전역에서 팔색조의 번식 생태를 연구ㆍ조사한 결과, 팔색조가 5월 중순쯤 제주에 와 6월 초순 산란한 뒤 8월 중순쯤 새끼들과 함께 둥지를 떠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27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팔색조 어미가 6월부터 산란해 알을 품고 부화한 새끼를 돌보는 기간은 26일 정도였다. 팔색조 알은 어미 새가 13일 정도 품으면 부화하고, 새끼는 어미새가 물어다 주는 지렁이 등의 먹이를 먹고 13일 정도 지나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성장해 둥지를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에 낳는 알은 평균 4.5개였으며, 번식성공률은 41.9%에 불과했다.
팔색조는 대부분 계곡과 계곡 주변부의 바위나 나무줄기에 둥지를 트는 것으로 나타났다. 둥지 70개를 조사한 결과 39개는 바위 위, 28개는 나무줄기, 3개는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었다. 둥지는 지상 0.4m에서 4.6m 높이에 나뭇가지와 이끼, 솔잎, 마른풀 등을 엮어 가로 약 40cm, 세로 약 60cm, 깊이 약 15cm 정도의 타원형으로 짓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팔색조는 총 60쌍이 매년 번식하는 것으로 조사돼 제주가 팔색조의 국내 최대 번식지임이 확인됐다. 세계적으로 1만여 마리 이하로 추정되는 팔색조는 멸종위기야생동물로 지정됐고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하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중 취약종(VU)으로 높은 절멸 위기에 놓여있어 보호받고 있다.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김은미 박사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인 팔색조의 번식생태를 상세하게 연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팔색조의 서식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결과를 반영한 산림경영활동 지침을 수립해 나갈 계획이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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