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계수 0.73까지 올라…경제적 불평등 심화
중국의 상위 1% 가구가 국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이징(北京)대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는 25일 발표한 ‘2014 중국 민생발전보고서’에서 “상위 1% 가구가 국내 재산의 3분의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면 하위 25% 가구가 가진 자산은 국내 자산의 1% 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자산 불평등 정도도 점점 심해져, 중국 가구의 자산 지니계수는 1995년 0.45에서 2002년 0.55, 2012년 0.73으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지니 계수는 한 사회의 경제 불평등을 0과 1사이의 숫자로 표시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뜻하며 소득 지니계수와 자산 지니계수로 나뉜다. 중국의 지니계수는 1978년 0.317에 머물렀지만 2006년에는 0.496까지 치솟았고 최근에는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인 0.6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2010년 중국의 지니계수를 0.55로 집계했다. 시난(西南)재경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중국 가정의 지니계수는 0.61에 달했다. 그러나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의 지니계수가 0.473으로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개선되고 있다고 지난 1월 발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자산의 가장 큰 부분은 부동산이었다. ‘2014 중국 민생발전보고서’는 부동산이 중국 도시가구 자산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이며 이는 최근 몇 년간 집값이 빠른 속도로 오른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동산이 도시가구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0% 가량으로 농촌가구 자산에서의 비율 60%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또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며 소득과 소비도 양극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쪽에는 소비를 아예 안 하거나 억제하고 있고 교육과 의료 임대료 부담에 허덕이는 대다수 가정이 있는 데 비해 다른 한쪽에선 풍부한 물질 생활을 향유하는 극소수 가정이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이에 따른 사회적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에선 1978년 개혁 개방 정책과 사회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도입하며 선부론(先富論)에 입각, 일부가 먼저 부유해 지는 것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30여년이 지나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하고 부의 세습까지 이어지며 최근에는 공평과 정의가 중요하다는 균부론(均富論)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가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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