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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의 '무너진 꿈' 포장마차 실패하자 도박 빠져 동창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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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의 '무너진 꿈' 포장마차 실패하자 도박 빠져 동창 사기

입력
2014.07.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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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조직폭력배’ 황모(42)씨는 2012년 2월 서울 용산역 앞에 포장마차를 냈다. 전과 19범이었던 황씨가 새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갱생은 오래 가지 못하고 다시 사기 전과를 추가했다.

황씨의 전과는 화려했다. 1992년 군 입대 거부(병역법 위반)를 시작으로 특수절도, 불법 성매매 알선, 폭행 등으로 발전했다. 2002년 결혼 후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나섰지만 합법적인 일은 아니었다. 2005년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한창 인기였을 때 도박장에 게임기를 납품하다가 이듬해 정부 단속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 후 불법 사설 경마장, 인터넷 도박 등을 전전하며 일확천금을 꿈꿨다. 도박자금은 ‘떼인 돈 받아드리는 일’로 댔다. 170㎝, 70㎏의 다소 평범한 몸집인 황씨는 피해자에게 등 전체에 그린 용 문신을 보여주며 “‘OO파’ 소속 조직폭력배”라고 위협해 돈을 뜯어냈다. 이렇게 번 돈도 모두 도박판에 털어 넣고 마약의 유혹에 빠져 들었다.

이랬던 황씨가 포장마차를 하겠다고 나서자 장모는 없는 살림에 3,000만원을 빌려줬다. 하지만 칼이라고는 남 위협할 때밖에 쓰지 않던 그는 빚만 남긴 채 넉 달 만에 포장마차 문을 닫았다.

장사를 접고 그는 다시 도박에 빠졌다. 10년 결혼생활을 감내하던 아내와도 이혼했다. 위자료와 아들의 양육비까지 대야 했던 황씨의 머리를 불현듯 스친 것은 포장마차를 운영할 때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동창 조모(42ㆍ여)씨였다. 황씨는 조씨에게 “장사 잘 되기로 소문난 번화가에 PC방을 차릴 것인데 투자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 건물주와 친해 이미 얘기가 됐다”며 6,500만원을 뜯어내 잠적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9일 황씨를 경기 시흥시 한 빌라에서 검거해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황씨는 “도박으로 생활고를 해결하고 조씨의 돈도 불려서 갚으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는 자신을 조직폭력배라고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도박과 마약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기 전과를 더하게 됐다”고 혀를 찼다.

이현주기자 memorybox@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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