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지역구를 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입석금지로 촉발된 경기지역 광역버스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하 의원은 자기 지역구도 아닌 현안에 뛰어들어 ‘2층 버스 도입’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하 의원은 “잘못된 방향을 바로 잡아야 부산에서도 시행착오 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다른 지역 문제에 발벗고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_다른 지역구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수도권에서 채택된 정책은 하나의 표준이 돼 부산 등 지역으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광역버스 입석 혼란을 버스 증차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버스 대수를 늘리면 교통혼잡도만 2배로 늘릴 뿐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2층 버스가 더 낫다.”
하 의원은 새누리당 내 소수파로 통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당장은 소수의견이라 하더라도 국민과 소통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게 건강한 리더십이 아니겠냐”고 반박했다.
_좌우 양쪽에서 날아오는 비판이 두렵지 않나.
“좌우 대립은 허구다. 내 경우만 봐도 안보ㆍ북한 문제는 우파적이지만, 사회ㆍ문화는 자유주의에 가깝고 경제는 실용주의를 추구한다. 센터(중심)가 되는 세력이 허약한 탓에 허구적인 좌우 갈등만 부각된다. 양쪽 진영에서 욕먹는 사람이 많아져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진다.”
하 의원은 ‘386 운동권’으로 20대를, 북한인권 운동가로 30대를 보냈다. 좌우 진영의 강점과 문제점을 모두 체험할 수 있었다는 강점이 있지만, 양쪽 모두에서 다소 이질적으로 여기는 시선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하 의원은 “재선ㆍ삼선 국회의원을 하려고 정치를 시작한 게 아니다”며 “센터(중심) 만들기 운동과 같은 좌우대립을 극복하는 현실적 힘을 만드는 데 정치적 소명을 걸고 싶다”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서울대 물리학과에 86학번으로 입학, 학생운동을 하다 1989과 91년 두 차례 징역살이를 했다. 이후 문익환 목사가 주도했던 단체 ‘통일맞이’에서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5년 ‘열린북한방송’을 만들면서 북한인권운동가로 변신,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부산 해운대구ㆍ기장을 후보로 출마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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