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촌극으로 끝나
경찰이 유병언 씨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발견됐다며 이를 언론에까지 공개했으나 발견된 안경이 유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25일 0시께 "전날 발견한 안경이 유병언 씨 것이 아니라 매실밭 주인 윤모(77)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씨의 안경이 아닐 수 있다는 의혹을 받아오던 경찰은 안경을 습득한 매실밭 주인 윤씨를 만나 윤씨가 분실한 안경임을 확인받았다.
그러나 경찰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과수에 안경을 감정의뢰해 윤씨 것이 아닌지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전날인 24일 오전 10시께 경찰은 송치재 별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유씨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을 발견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며 발견된 안경과 현장을 전격 공개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주변 정황과 안경 상태를 근거로 유씨의 안경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돼 의혹이 증폭됐다.
주변 마을 주민 서모(62)씨는 전날 오전 주변 묘지에서 굿을 하는 인파가 오갔던 점과 지난 6월 매실 수확작업·예초작업 등으로 안경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들어 유씨의 안경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발견된 안경은 유씨가 평소 즐겨 쓴 안경의 형태와 달라 의심을 받았다.
수배 전단에 실린 유씨 최근 사진을 보면 대부분 반무테 형태의 안경을 착용하고 있으나 이날 발견된 안경은 뿔테 형태의 안경이다.
유씨는 돋보기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매실 과수원에서 발견된 안경은 난시 시력보정용 안경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씨 안경으로 추정한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안경의 외견상 흠집은 없었다"며 "안경점에서 급하게 알아본 결과 난시용 안경인데 눈이 나쁜 사람이면 누구나 착용할 수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또 인터넷상에서는 일부 누리꾼이 별장 비밀 공간을 촬영한 사진을 두고 유씨의 안경이 별장 안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날 촬영한 사진에 유씨가 한때 은신한 송치재 인근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유병언 씨가 평소 착용한 것과 비슷한 반무테 안경이 찍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얼핏 안경처럼 보이지만 사진 속 물체는 '쥐덫'"이라고 밝혔다.
결국 변사체 엉터리 수사에 심한 압박을 받은 경찰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재수색과 재수사에 나섰지만, 다시 허둥지둥 행보로 의혹과 추측을 양산한 꼴이 됐다.
특히 정확한 근거를 대지 않고 유병언 안경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다가 여러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야 밭주인을 찾아가 주민이 분실한 안경인 점을 확인하는 등 갈지자 행보가 다시금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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