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군국주의 부활 경계 기사 쏟아 내
25일 청일전쟁(중일갑오전쟁) 발발 120주년을 맞아 중국 언론들은 패전국으로서 역사의 교훈과 굴욕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며 일본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경계하는 특집 기사들을 쏟아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중국의 안보에 잠복해 있는 병은 날로 커지고 있고, 집 대문 앞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문 앞 혼란과 전쟁’은 중국이 주로 북한 핵 문제가 불거질 때 써온 표현으로, 일본이 최근 북한 핵을 빌미로 다시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문은 “갑오전쟁을 돌아보며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은 지금의 세계 역시 태평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전쟁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쟁을 막을 수 있고 전쟁을 하지 못하게 될수록 얻어맞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쟁과 평화의 변증법을 가슴 깊이 새기자”고 밝혔다.
신경보(新京報)는 사설에서 “갑오전쟁에서 진 이유는 당시 정부와 지식인이 일본의 변화에 무지했고 청 정부의 부패가 심각했기 때문”이라며 “적을 모르면 필패”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중국도 전쟁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많지만 ‘전승국’인 일본도 역사를 거울로 삼고 있는 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경화시보(京華時報)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들어 ‘갑오년’을 여러 차례 거론하며 역사적 굴욕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한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2월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 일행과의 회담에서 “120년 전 갑오년 외적의 침입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중화민족 동포에게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큰 고통을 남겼다”고 말했다.
한편 그 동안 보수 공사중이었던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류궁다오(劉公島)의 청나라 북양해군 제독서(提督署ㆍ사령부)가 이날 다시 개방됐다. 24일 베이징(北京)의 중국국가도서관에서는 각계 인사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갑오전쟁 120주년 연구토론회’도 열렸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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