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국해 멕시코, 트리니다드토바고, 콜롬비아, 칠레, 브라질 등 중남미 5개국을 순방에 나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남미 국가 순방을 마친 직후여서 과거사와 영토문제로 갈등 중인 중일 정상이 중남미에서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아베는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중남미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싶다”며 “톱 세일즈를 하고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기업인 약 70명과 동행하는 아베는 이번 중남미행을 통해 총 6억 인구의 중남미에서 인프라 사업 등과 관련한 일본 기업들의 판로를 개척하고 자원 외교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는 또 각국과 정상회담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일본 측과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일본 기업의 사업수주를 측면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멕시코의 원유ㆍ셰일가스 개발, 브라질의 대서양 심해유전개발 등에 대한 일본 민간과 공기업의 투자 계획을 밝히고, 일본 구리 수입물량의 48%를 공급하는 칠레에서 일본기업이 개발한 광산의 개소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첫 방문국인 멕시코에서는 일본 석유천연가스ㆍ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멕시코 국영석유기업인 페멕스(PEMEX) 사이에 유전채굴 기술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체결이 있을 예정이다. 또 일본 메이저은행인 미즈호가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에 약 5억달러(5,143억원)를 융자할 예정이다.
공적개발원조(ODA)를 매개로 중남미 각국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세를 키우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구상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카리브해 14개국이 참가하는 카리브공동체(카리콤ㆍCaricom)와 정상회담을 할 때 ODA 지원의사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반대를 뚫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진출하기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안에 대한 지지를 모으는 한편 내년 10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10개국) 선거를 겨냥한 선거운동도 벌일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방문국 정상과 회담에서 직간접적으로 ‘중국 위협론’을 강조하면서 지난 1일 결정한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정책에 대해 지지 확보를 시도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 15~23일 브라질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쿠바 등 라틴아메리카 4개국을 국빈방문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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