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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대승적 양보" 나홀로 결단...정권 심판론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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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대승적 양보" 나홀로 결단...정권 심판론 재점화

입력
2014.07.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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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파동 당사자로 압박감 속 지도부의 단일화 모르쇠 일관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결심한 듯 일각 선 출구전략으로 보기도

야권 "이제부터 진짜 선거 시작"

연쇄 단일화로 분위기 반전 기대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 출마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후보직을 사퇴한 뒤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사당동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 출마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후보직을 사퇴한 뒤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사당동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전격 후보 직을 사퇴한 데는 감동 없는 단일화로 야권 지지층이 분산될 경우 선거 승리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대승적 양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동작을 선거는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줄곧 우위를 달려왔지만, 야권이 ‘정부 여당 심판론’을 고리로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단일 후보로 내세운 만큼 선거 판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죽는 게 사는 것” 지도부 상의 없이 홀로 결단

이날 기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은 캠프 내부에서도 공유가 되지 않을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오후 2시 지역 유세 일정을 갑작스레 취소하고 한 시간 뒤 국회 정론관에 나타난 기 후보는 “야권에 실망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리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캠프 고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 후보가 담판을 얘기했을 때는 본인도 결단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다만 누가 지금 시대의 요구에 잘 복무할 수 있는 후보인지 따져봤을 때 야권 전체가 살기 위해 본인이 죽어야 한다고 판단하고 결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 후보 입장에서는 ‘사퇴’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던 측면도 있다. 야권 단일 후보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의 경쟁력이 더 높게 나오는 상황이고 기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기 후보는 20년 지기인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의 반발에도 전략공천을 수락하는 등 공천 파동의 당사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마한 터라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기 후보는 사퇴 결심을 하면서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기 후보 캠프에서는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 당 대 당 트랙으로 책임져달라”고 지도부에 SOS를 쳤지만 김한길 대표는 이날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당 차원에서 할 일이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하자, 사실상 기 후보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리어 기 후보의 중대 결정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중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 시장은 기 후보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한번 죽어서 훨씬 더 큰 보람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격려했다. 일각에선 당 대 당 연대로 갈 경우 새누리당에 역공의 빌미를 줄 수 있는 만큼 후보 간 결단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여당 심판론 재점화… 반전 계기 모색

야권은 기 후보의 결단에 이은 연쇄 야권 후보단일화로 수도권 선거의 분위기가 반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새정치연합 한 핵심당직자는 “애당초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내세웠던 정부여당 심판론 프레임으로 구도를 확실하게 세운 만큼 이제부터가 진짜 선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원정과 수원병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손학규 후보와 박광온 후보가 각기 새누리당 김용남 임태희 후보와 박빙의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야권 연대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작을의 경우 노 후보의 ‘사퇴 배수진’으로 수세에 몰렸던 기 후보가 먼저 후보직 사퇴를 결단하고 노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반전을 막판에 이뤄내면서 희생과 양보라는 ‘아름다운 단일화’의 효과도 일정 부분 기대하는 눈치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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