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저녁 58명을 태운 대만의 소형 여객기가 악천후 속에서 대만 서해안 외곽의 작은 섬에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다가 민가와 충돌한 뒤 동체에 불이 붙어 탑승자 48명이 망했다.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등 58명을 태운 대만 푸싱(復興)항공 소속 GE-222 소형 항공기가 이날 오후 6시45분(현지시간)께 펑후(澎湖)섬 마궁(馬公)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활주로를 벗어난 여객기는 민가 2채와 충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곧바로 동체 전체로 화염이 번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영자 온라인 뉴스 타이완뉴스는 예광시 교통부 장관을 인용, 58명 탑승자 가운데 48명이 숨지고 10명만 구출됐다고 전했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사고 장소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어서, 한국인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지역은 대만 전역을 강타한 제10호 태풍 마트모 영향으로 기상상황이 극도로 나빴던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완뉴스는 이 여객기 리이량(60) 기장이 악천후에도 불구, 무리한 착륙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 비행기는 대만 제2의 도시 카오슝에서 오후 4시에 이륙할 예정이었으나 태풍 때문에 출발이 1시간40분이나 지연됐으며, 목적지인 마궁공항 상공에서도 기상상황 때문에 착륙이 지체됐다. 대만 교통부 민용항공국도 오후 5시35분께 도착할 예정이던 비행기가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장시간 회항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리 기장은 1차 착륙에 실패한 뒤, 관제탑에 2차 착륙을 시도하겠다고 알린 뒤 실제로 기수를 낮췄다. 현지 언론은 2차 착륙시도 직후 관제탑과 항공기 연락이 끊겼으며, 곧이어 공항 인근 민가 2채와 기체가 충돌해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부상자 등은 인근 대만 국군펑후병원 등지로 옮겨졌고, 민용항공국과 소방당국 등은 현장 주변을 폐쇄하고 사고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궁공항은 이번 사고의 여파로 잠정 폐쇄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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