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양철호(39) 현대건설 감독과 박미희(51) 흥국생명 감독이 컵대회에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팀 재건을 위해 첫 지휘봉을 잡은 이들은 안산ㆍ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나란히 승리를 따내며 만만찮은 지도력을 발휘했다. 먼저 양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20일 KGC인삼공사를 3-1로 눌렀다.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역대 컵대회 최다 41점을 터뜨린 주포 황연주(28)였다. 황연주를 흥국생명 시절부터 지도해왔던 양 감독은 지난 2년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황연주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비디오를 보며 분석에 나섰다.
수비 부담이 무릎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 양 감독은 황연주의 장점인 공격 본능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대회를 준비시켰다. 그 결과 황연주가 펄펄 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수비 조직력이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리시브(세트당 6.876개), 디그(세트당 16.10개) 등에서 모두 최하위에 처진 현대건설은 이날 경기에서는 세트당 7개의 리시브와 23.250개의 디그를 기록해 확연히 나아졌다.
2009년부터 현대건설에서 코치로 일해 선수단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양 감독은 취임 초기임에도 선수단과 손발을 잘 맞추며 팀을 정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연주도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말이 잘 통한다”고 달라진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흥국생명을 지휘하는 박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 22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3-0 완승으로 이끌었다. 박 감독은 ‘젊은 피’ 위주의 선수단에 베테랑 레프트 주예나를 리베로로 기용해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맡기는 묘수를 동원했다. 주예나는 “지난 시즌에 비해 팀에 활력이 생기고, 파이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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